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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

ADHD에 관한 두 번째 책

by 작은꽃

ADHD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 아주대 소아정신과 신윤미교수가 쓴 책이다.

KakaoTalk_20250516_180744832.jpg 양육방식이 아니라 뇌의 문제다.


올해 우리 반 아이들을 만나고 현재 5월 중순까지 수업과 생활지도 하는 데 있어 무척 힘이 든다. 정신과 상담 및 치료,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몇 명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산만함, 학부모의 민원은 몇 년 전부터 꽤 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올해는 한 반에 20명이 채 되지 않는 아이들 중에 '정말 말 안 듣네' 하고 넘어가기에는 심각해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 그 비중이 확 높아진 것이다. 이들로 인해 수업은 방해를 받고 담임교사인 나는 몹시 피곤해진다.


KakaoTalk_20250516_180919841.jpg 가정에 아이가 한 명인 경우 집에서는 아이가 비교적 차분하기 때문에 ADHD를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KakaoTalk_20250516_181011913.jpg 정신과 진료가 기록에 남아 누군가가 알게 될까 봐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있다. 기록에는 남지만 그것을 누군가 마음대로 볼 수는 없다.


ADHD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우리 반 아이들 중에 두 명이 ADHD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약처방과 복용, ADHD 아이들의 행동과 마음 상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ADHD 아이와 그 부모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읽어볼 만하다. 특히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라면 조금이나마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전에 읽었던 ADHD 아이를 실제 키우는 엄마의 에세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ADHD를 들여야 볼 수 있었다. 소아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여러 아이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전문가 입장에서 치료와 양육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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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516_181511689.jpg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 대해 부모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KakaoTalk_20250516_181047809.jpg 잔소리를 줄이자. 너무 어렵지만.


ADHD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 직접적인 이유는 우리 반 아이들의 진단이었지만 사실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내 아이들도 정신과 상담 및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의 일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쓰인다. 나는 아이가 셋인데 첫째는 불안과 우울로, 셋째는 사고강박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을 먹고 있다. 첫째는 딱히 진단을 내릴 수 없는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약간의 ADHD가 의심된다는 말도 들었다. 불안, 우울, 강박, ADHD는 세트로 같이 다니는 녀석들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는 누구보다 아이가 힘들다고 했다. 그렇겠지. 하지만 엄마도 아이 못지않게 애가 타고 몸도 처질 것이다. ADHD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은 아이에게도 그렇지만 엄마에게도(아무래도 아빠보다는) 힘든 일이니 엄마의 몸과 마음도 챙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남걱정할 입장은 아니고 나부터 그렇게 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 정말 키우기 힘들겠다', '그렇다고 나도 남 걱정 할 때는 아니다', '아이를 왜 낳는 걸까', '나는 아이를 왜 낳은 걸까'라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KakaoTalk_20250516_181125256.jpg 사춘기는 또 차원이 다르다


이미 아이를 셋이나 낳아버린 입장에서 '애를 왜 낳았냐, 왜 셋이나 낳았냐'라고 해봤자 괴롭기만 하다. 시간만 갉아먹고, 내 정신건강에도 해롭고,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를 낳은 것, 게다가 셋이나 낳은 것을 후회하며 몸부림쳤다. 그러나 요즘은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하루하루 잘 견디고 버티며 살아갈 궁리를 한다. 애는 안 낳는 게 제일 좋고 굳이 낳아야 한다면 하나만 낳는 게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하루를 버티고 견디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만 한 것이 없다. 어떤 대상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고 사물에 대해서도 그렇다. ADHD나 불안, 우울, 강박도 그럴 것이다. 뇌와 마음의 치료가 필요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이 마라톤과 같은 여정을 이어갈 수 있는 도구로 적절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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