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감동이 함께 하는 소설
엄마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작가의 소설은 일단 시작하면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다. 그뿐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반전이 있어서 믿고 본다. 그런데도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금방 손이 가지 않았다. 10년 전에 쓰인 책이어서다. 급한 대로 최근 책들부터 읽고 싶었다. 그리고 왠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감성타령 또는 여자친구들 사이의 신경전 같은 건가 싶기도 해서였다. 내가 이꽃님작가의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충격적 반전'이 왠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역시! 역시! 충격적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왜 다정 씨가 친엄마가 된 거야? 은유 친엄마는 누구야? 죽은 거야? 살은 거야? 은유아빠 재혼녀는 그러니까 누군데? 이... 이럴 수가...
**스포주의**
나는 새엄마가 편지를 주고받는 과거의 은유인 줄 알았다. 처음에는 이랬다. '에이~ 너무 쉽네. 과거의 은유가 새엄마 되는 거네' 그러다가 '아... 아닌가? 근데 '그 여자'가 다정 씨야? 다정 씨가 친엄마야?' 이때까지도 나는 과거의 은유가 현재 은유의 엄마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역시 하찮은 나...
송현철은 처음부터 조은유를 좋아하고 있었고 둘은 부부가 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현재의 은유가 과거의 은유와 현철을 이어준다(엄마와 딸의 이름이 같다). 은유를 임신하고 은유엄마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유엄마가 살기 위해서는 뱃속의 은유를 포기해야 한다. 과거의 은유(현재 은유의 엄마)는 자신의 삶 대신 딸의 생명을 선택한다. 은유엄마는 은유를 낳는 날 죽는다. 은유아빠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은유생일을 모른 척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과거의 은유는 현재의 은유와 마지막 편지를 주고받을 때까지도 자신이 은유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진짜 마지막 '보내지 못한 편지'에서 과거의 은유는 현재의 은유가 자신의 딸임을, 자신이 그토록 찾아주려 했던 은유의 엄마가 자신임을 알게 된다.
은유아빠가 은유에게 보내는 편지, 은유엄마가 은유에게 보내는 편지로 책은 끝난다. 은유가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어 울거나,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말 안 하고 툭 끝나는 것이 마음에 든다. 여운이 더욱 길게 남는다. 동시에 상상할 수 있다. 은유는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어땠을까? 자신은 엄마뱃속에서부터 사랑받아 왔음을, 엄마아빠의 보호 안에서 귀하게 키워졌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엄마와 기적처럼 만나게 되었고, 엄마는 나와 함께 하고 있었음을.
부디 이 책을 우리 집 중2 딸이 읽기를 바란다. 재미있는 책을 공유하고 싶고, 무엇보다 그녀가 책 속의 메시지를 조금이나마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겠지만 그래도 안 읽는 것보다는 낫겠지. 부모 말 안 듣는 중학생에게 적극 강추한다. 언제나 말하듯, 청소년소설은 청소년이 아닌 성인도 많이 읽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나, 청소년을 직접 대하는 교육계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청소년 소설 '최소 5권 필독'을 권한다.
아, 그럼 2016년 현재 새엄마 될 사람은 누구일까? 읽어보시라. 도대체 누가 누구인 거야? 추측하며 읽는 재미가 아주아주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