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면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없애야 해요.
개그맨 윤성호가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를 찾아요. 그게 아니에요. 행복해지려면 자기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없애야 해요" 사이가 멀어졌던 사람과 화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사람을 만나러 가며 하는 말이었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과 왜 거리를 두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나를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건 '관계'다. 일이 많아도, 돈이 부족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길 때는 견디기 어려웠다. '그냥 끊어내면 되지!' 얘기할 수 있지만 쉽지 않았다. 그게 곧 나의 세계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나의 세계는 곧 부모님이었다. 학생이 되면서 친구가 생기고 직장을 다니며 동료가 생겼다. 이런 관계가 얽히고설키며 나의 세상은 더 커졌다. 이 세상에서 한 부분이라도 구멍이 나면 내 가슴이 뚫린 듯 한 기분을 받았다. 모두와 '잘' 지내고 싶었다. 대부분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상 좋은 에너지만 주는 사람만 있지는 않다. 말끝마다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사람, 매사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 있었다. 반대로 무기력해서 같이 있기만 해도 힘이 빠지는 사람이 있었고, 어떤 표현에도 무뚝뚝하게, 일명 쿨병에 걸린 사람도 있었다. 이런 사람을 대하면 진이 빠졌다. 하지만 사람을 탓하지 않았다. 다양성을 담지 못하는 내 작은 그릇을 탓했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더 배려하고 관심을 보이자.' 이렇게 생각하고 나를 채찍질했다. 먼저 말을 걸고 관심을 비쳤다. 진심을 담아 칭찬하고 진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부정적인 말은 놀림으로 바뀌었고, 무뚝뚝함은 무시로 바뀌었다. 그들 마음에 안착하기 위한 발버둥을 쳤지만, 원인도 모르고 점점 밖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다. 이제는 만남이 정해지기만 해도 잠을 못 이룰 정도가 되었다. 이때 개그맨 윤성호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제거하면 돼요.' 내 세계에서 작은 구멍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게 곧 욕심이란 걸 느꼈다. 내려놓을 용기가 생겼다.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이렇게 말한다. '빛을 가리는 사람과 함께하지 말라.' 빛을 가리는 사람이 나의 불행이라는 걸 알았다. 그 사람들이 나쁜지 아닌지는 내가 정의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나와 결이 다를 뿐이다. 대신 이렇게 생각한다. 어둠을 등지자. 나를 비춰주는 사람과 함께하자. 물론 내 손에도 등불을 들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