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연재내용 이전 작업
2005년 12월.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한 가지의 계기가 되는 캠프에 참여하게 됩니다. 바로 새정치 수요모임이라는 그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20인의 의원모임이 주축이 되어 개최한 제 1회 대학생 정치캠프였습니다. 정치외교학 부전공을 시작하면서 국제관계와 현실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저에게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철학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개인적인 정치 성향은 잠시 논외로 하고 이 당시 캠프에서 실제로 현실 정치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한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과 열띤 토론의 장을 통해 그 동안 제가 얼마나 현실정치에 무지했고, 조용히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일관하고 있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선거는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물로서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 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공유한 대학생들과 함께 모여 ‘블루엔진’ 이라는 이름의 단체를 만들게 되었고 정치인들에게 20대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더불어 선거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첫 인연이 그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관계자분들과 시작되어 활동하는 내내 많은 오해도 받았지만 대학생 정치 캠프 기획, 소규모 클래스 규모의 정치 아카데미를 지속적으로 기획하며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가자 저희를 접한 대학생들에게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대가 말하고, 국회의원이 듣는다’ 는 컨셉으로 야심차게 기획했던 제1회 정치 스피치 대회는 1,000여명에 가까운 대학생들이 예선에 참가하는 기염을 토하며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제가 자기 소개서에 매우 강조하면 적었던 내용입니다. 여러분도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시면 반드시 자랑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계기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선거캠프의 기획팀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현실정치를 최전방에서 접하는 멋진 경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한 가지 질문과 함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A정당과 B정당이 있습니다. A정당에서 어떤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은 국민 모두에게 이로울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B정당은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해야 옳은 걸까요?
현실 정치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A정당의 정책이 옳다면 찬성해야, 잘못되었으면 반대해야 한다고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현실 권력의 쟁취’라는 측면이 더해지기 때문에 이상적인 점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A정당의 정책이 모두에게 이롭다면 그들은 많은 인기를 얻어 많은 의석과 정치적 지분을 차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B정당의 입지는 좁아집니다. B정당은 그 정책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대를 해서 최대한 A정당이 해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자신들의 정치 권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내야 합니다.
반대로 A정당의 정책이 모두에게 안 좋은 것이라면 B정당은 당연히 반대를 하게 됩니다. 행여라도 가만히 있었다가는 국민들에게 A정당의 정책의 실책을 B정당이 반대하지 않았으나 같은 수준의 무능력한 정당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현실정치는 참여자들이 정치를 할 수 있는 현실권력을 얻기 위한 당연한 행동으로 인해 비효율을 만들어내는 게 어쩔 수 없는 구조입니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유혈(?)사태와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보며 많은 국민들은 답답해하지만 대부분이 국익보다는 어쨌든 국익 추구도 내가 현실권력을 얻어야 할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반응에서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현실정치를 접하다 보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인간의 본성은 매우 원초적이고 본능적입니다. 또한 정치의 모든 행위는 권력 쟁취라는 표면에 내세워지지 않은 목적을 항상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결코 그 숨겨진 진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주어진 현상을 바라볼 때 그 내면적 의미를 깊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진정한 의도와 그것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 숙고하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말콤 글래드웰이 블링크에서 주장한 것처럼 직관의 힘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 시기를 거치면서 이러한 블링크 역시 다양한 경험과 깊게 생각하고 숙고하는 사고가 평소에 수반되어야 오차 없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최근 취업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또한 현대자동차 잡페어 3기로서 현장에서 많은 취업 준비생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아쉬움 중에 하나가 ‘사고의 깊이’입니다. 뉴스에서 스펙이 높아도 취업하기 어렵다는 기사가 흘러나옵니다. 현실의 나는 졸업예정자입니다. 그런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표면적으로 생각하면 ‘스펙의 기준을 더 높이는 것’ 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영어학원, 자격증 학원, 입사지원 전 참여 가능한 공모전 참여, 봉사활동으로 몰리고 또 몰립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습니다. 나는 그것들을 “왜” 준비하는가 라는 점입니다.
저 뉴스를 보면서 느껴야 하는 점은 “스펙이 높아도 떨어지기 때문에 스펙을 더 높여야 해”가 아니라 스펙이 높아도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표면적 사고의 내부에 있는 진짜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해당 스펙이 없으면 서류에서 떨어지니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선발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내가 이 기업에 지원해야 하는 철학이 명확하고 그랬기 때문에 이 스펙을 준비하면서 나의 철학과 실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선발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떠한 마음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너무 쉬운 길로, 편한 길로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요? 열 번은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족집게 문제 찍어서 맞추듯이 편한 길로 가기 위해 스펙을 쇼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저는 다양한 대외활동과 그 정점인 현실정치의 체험을 통해 저의 인생 철학의 많은 부분을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취업 시장에서 여러분을 당당하게 내세울 강점을 어디에서 찾고 계신가요? 그 고민의 답을 명쾌하게 내릴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취업에 성공하실 충분한 자격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