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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에 대한 자괴감과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대학교 1학년은 참담한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으나, 실패가 그 자체로서 결론이 내려지는 것은 ‘포기’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뿐입니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실패는 곧 성공의 밑거름이겠지요.
(마이클 조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실패하고, 실패하고,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게 2003년에 다시 학교로 복귀해서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에 임하게 되고 학과 내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특히 국내에서 고려대학교에만 진행되는 교내경기 진행요원으로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에 임하게 됩니다.
※ 교내경기(intramural sports) : 교내의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정규 리그화 하여 학내에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함, 외국의 대학교에서는 학내 체육활동을 장려하며 자연스럽게 활성화되어 있으나, 국내에서 학교의 지원을 받으며 공식적으로 활성화된 대학은 고려대학교가 유일하다.
학부 신입생들부터 대학원생들까지 전공에 관계없이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활동을 통해서 전교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지게 됩니다. 2003년 학과의 다양한 동아리와 교내경기를 중심으로 생활했다면 2004년부터 다른 전공 학생들과 교류를 하면서 듣게 되는 정보를 통해 본격적으로 외부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게 됩니다.
우연한 기회에 참여한 제 1회 대학생 리더 캠프를 통해 전국의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대학생들을 만나고,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 때를 계기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의 캠프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참여를 하게 되었고, 그 화룡점정이 바로 제6회 YLC CAMP였습니다. (대학생 사회봉사단 Sunny는 다음 화에서 언급하겠습니다.)
원래 YLC(Young Leaders Club)는 대학생들에게 시장경제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을 전하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대학생 단체입니다. (지금은 선배들도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전경련과 관계를 유지하며 독자적 대학생 단체로 성장하였습니다) 면접을 통해서 선발되면 기수 활동을 하고 혜택과 같은 개념으로 캠프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런데 6기만은 특이하게 지원자들 중 일부를 면접을 통해서 선발하여 club 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고 했던가요? 그렇게 참여한 YLC Camp에서는 주요 기업의 회장님들(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등)부터 시장 경제에 대한 학식 높은 교수님들과의 만남, GE Korea의 숙련된 지도자들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장 경제 논리와 마케팅에 대한 시각 습득, Team Building을 통한 문제 해결, 기업체 탐방 등을 통해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저를 단기간에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었습니다.
꿈을 잃고 방황하던 저에게 이러한 외부활동은 저를 새롭게 일으켜주는 계기가 되었고 ‘Generalist 기업가’ 로서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도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지금은 1년 내내 기업 및 각종 단체로부터 후원이 이뤄지는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2004년만 해도 그렇게 많은 대학생 외부 프로그램이 있던 시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돌아갈 수만 있다면 지금 대학생활을 다시 하고 싶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대학생이라면 큰 비용부담 없이도(심지어는 활동비를 지급 받으면서까지) 열정과 패기로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시기인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시야를 넓혀라. 편협하게 갇혀있기에 당신의 청춘은 너무나 아름답다.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저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특히 지방에서 성장한 친구들과의 만남, (저는 서울 토박이랍니다.) 월등한 실력으로 전체를 압도하던 존재감을 보여주던 지방대학교의 친구들과의 만남,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문과/이과/예체능 관계없이 뒤섞인 곳에서의 치열한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통해 접하게 된 다양한 시각들은 제가 얼마나 작은 세계 속에서 갇혀 살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깨달음 이후 학교에서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한 수업보다 저의 관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전공 수업에 참여하여 심리학, 경영학, 정치외교학 전공의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 신청할 수 있는 책들은 손에 잡히는 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학교의 수업시간과 외부의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라는 선택의 기로에서는 항상 ‘나에게 더 나은 선택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답이 되었던 선택을 위해 학교 밖으로 행군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학점은 3.07이라는 세상의 시각에서의 초라한 성적표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 선택을 통해서 형성된 저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는 4.5점 만점의 성적표로는 표현할 수조차 없을 만큼 가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물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둘 다 잡으세요. 능력이 되는데 한 마리만 잡는 것은 낭비이자 나태함입니다.)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었지만 제가 이런 20대를 보내며 최종적으로 정리한 가치관입니다.
“목표는 내가 평생을 다해도 도달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을 바라보고,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대한 비교는 나보다 낮은 곳을 돌아보며 감사할 것. 그리고 오늘 충실한 하루 하루가 곧 나의 내일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잊지 말 것”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생의 진정한 비극은 우리가 충분한 강점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갖고 있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말합니다. 스스로를 충분한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긋지 마시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미 스스로 충분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여러분을 더 넓고 찬란한 세상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별책 부록 – 취업 준비생들에게 들었던 많은 질문 중 한가지씩 답해주기.
Q1. 전공이 지원하려는 분야와 맞지 않습니다. 괜찮을까요?
어느 분야를 지원하더라도 본인의 ‘전공’이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현재 수준이 해당 분야에 대한 적합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질문 아닐까요?
비록 대학에서 해당 전공을 못했을지라도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을 자기소개서에 풀어낼 수 있다면 객관적 지표(전공, 공모전 실적 등)가 없는 것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이 가장 중요한 R&D 지원자의 경우라도 전공자도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을 짧은 자기소개서에 완벽하게 풀어낸 비전공 지원자가 있고 전공자면서 그저 평균적으로 표현한 지원자가 있습니다. 기업이 누구를 선택할까요? 기업은 결코 전공 이수 여부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학점? 기본 학점에 대한 지표는 능력보다는 오히려 ‘성실성’의 척도로서 평가된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요.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자신의 전공이 지원분야와 맞지 않아서 고민이 많습니다. 저 역시 동일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당장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전공이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 그것이 나의 지원분야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본인의 사고의 깊이와 다른 사람은 결코 보지 못했던 전공과 지원분야의 연계점을 찾아내서 창의적인 지원동기를 보여주는 사람이 천편일률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논하는 상경계열 학생들보다 오히려 강점이 있지 않을까요?
취업은 곧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기업에게 설득하고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여러분이 가진 능력들 중에서 결코 ‘객관화된 수치’로 보여질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고 그것을 증명하는 사람이 곧 취업에 성공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전공? 어떤 전공을 하더라도 부끄러워 하고 자신감을 잃지 마세요.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이 진짜 부끄러워 해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