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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엔진 Oct 03. 2017

좋은 기획을 하기 위한 마음가짐

어쩌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본질만 잊지 않으면 된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뜬금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심리 마술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방송에서 마술사 최현우님께서 설명하는 내용을 보고 필요한 자리마다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심리마술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번 배워서 적절하게 사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지금부터 시작한다.


1. 마음 속으로 1부터 9까지 아무 마음 속에 아무 숫자나 생각한다.


2. 그 다음 그 숫자에 9 를 곱한다.


3. 결과로 나온 숫자의 10의 자리 숫자와 1의 자리 숫자를 더한다.


4. 3번의 결과로 나온 숫자에 다시 숫자 9를 곱한다.


5. 3번과 동일하게 결과로 나온 숫자의 10의 자리 숫자와 1의 자리 숫자를 더한다.


6. 마지막으로 그 숫자에서 "5" 를 뺀다.


7. 숫자 1 = A / 숫자 2 = B / 숫자 3 = C ... 와 같이 결과로 나온 숫자를 알파벳으로 치환한다.


8. 마지막으로 나온 결과의 문자로 시작되는 국가명을 1개만 생각한다. 해당 국가의 이름은 정식으로 영문 지도 상에 표기된 것만을 인정한다.


이렇게 하고 결과를 물어보면 99.9%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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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아래 사진에 나오는 국기의 주인공인 "덴마크" 라고 대답한다.

 

간혹 0.01% 가 도미니카 공화국이요. 도이칠란드라고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은 Republic of Dominica 이며, 도이칠란드는 지도에서 사라진지 오래됐다.


조금만 계산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유는 단순한다. 숫자 1~9 中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9를 곱한 이후 10의 자리 숫자와 1의 자리 숫자를 더하면 무조건 "9" 가 나오게 되어있다.


1*9 = 09 / 2*9 = 18 / 3*9 = 27 / 4*9 = 36 / 5*9 = 45 / 6*9 = 54 / 7*9 = 63 / 8*9 = 72 / 9*9 = 81


그 다음에 다시 한번 9를 곱하게 하는 것은 심리적 재미를 높이기 위함이며, 실제로는 별다른 의미는 없다.

모두 81의 결과에서 더하게 되면 똑같이 9가 나오게 되어있고, 여기서 5를 빼면 모두의 결과는 "4"

이렇게 되면 모두 D 로 시작하는 국가를 찾게되고, 희한하게도... D 로 시작하는 머릿 속에 떠오르는 국가는 덴마크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조금씩 응용도 가능하다. (실제 최현우 마술사가 해준 버전은 지금 버전이다)

6번 과정에서 5를 빼라고 하지 않고, 4를 더하라고 하면 결과는 13이 나오게 되고 알파벳으로 치환하면 M 이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동물을 말하라고 하면 99.9% 는.......... 아래 나오는 친구를 말하게 된다.

뜬금없이 왜 이런 마술을 소개하는지 이미 알아차린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실무를 하다보면 기획자들이 가장 먼저 빠지는 함정이 "자기 중심적 사고" 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자기 중심적 사고가 상당히 잘못되었음에도 스티븐 잡스의 "고객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는 아주 인용하기 좋은 문구를 자기 수준에 맞게 합리화하여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과연 그럴까?


스티븐 잡스의 통찰에 숨어있는 것이 바로 이 심리마술의 본질적 구조와 동일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마술의 본질은 사람들이 그 안에 숨어있는 트릭이 무엇인지 모른다는데 기인한다. 그래서 그것을 "WOW" 라는 감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고객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어떤 고객이 선택하더라도 그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 집중한 것이 바로 "디자인", "엄지로만 터치할 수 있는 사용 UI", "폐쇄형 OS 기반의 앱스토어 생태계" 이다. 사실 나는 애플의 철학은 존중하지만 서비스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지만 아이폰의 탄생에는 좋은 기획이 가져야 하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조금은 오만한 언급이 잘못된 인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만들어냈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모든 변수와 모든 사람들의 선택에 유용성이라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획" 이었다는 점이다.


기획자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을 보면 "자기중심적 사고" 를 통해 자신의 기획이 누구를 향하는 것인지는 잃어버리고 기획의 틀에 짜맞추는 근거와 명분을 기반으로 화려한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이라는 양념을 더하고 불필요한 컨설팅사에 비용까지 들여가며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기획자 스스로가 내부 결재 라인의 사랑을 받거나 승승장구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기획의 결과물로써 실제 개선되고 행복해져야 했던 많은 고객들과 운영 실무를 맡게 되는 내부 임직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비용과 불행한 결과만을 가져옴을 통렬히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반성이 없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좋은 기획을 하는 방법론은 너무나 다양할 것이고, 같은 기획이라도 시장 환경과 회사 상황에 따라서 실제 결과는 다를 것이기 때문에 통찰력있고 좋은 기획을 하기 위해서 실무자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스스로를 발전 시켜야 한다. 하지만 좋은 기획을 위한 변하지 않는 본질이자 마음가짐은 단순하다.


"나의 기획을 통한 이해관계자들이 1~9까지 어떤 숫자를 선택하더라도 동일하게 유용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한다"


변수라는 것은 언제나 논리적으로 무한대로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나의 기획을 위한 변수는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변수를 고려하기 위해 기획자는 상당히 피곤해질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해당 기획이 성공적으로 완수되기 위해서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되고 실제 운영 실무자들을 설득, 법적/재무적 리스크를 고려하는 등 생각만 해도 "일하기 싫어지게 만들어지 것" 이 어찌보면 기획자의 운명의 수레바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운명의 수레바퀴를 짊어질 자신이 없다면 "내려놓음" 이 올바른 선택이다.


잘못된 신념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모르고 우직하게 추진해가는 것. 그 과정에서 주변에 대한 배려없음으로 일관하는 기획자가 회사를 무너뜨려가고 있다는 것을 기획자 스스로 또는 인사 조직적으로 반성적 사고를 견지할 수 있을 때 그 조직은 지속적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의 부제와 같이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어쩌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마음가짐. 그것만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든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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