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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모운 Aug 04. 2021

선택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할 때마다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성공 좀 했다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자신의 촉이 틀린 적이 없다며 나를 흔들곤 했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나의 선택을 믿었다. 


그들의 생각대로 움직였다면 더 좋은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평생을 타인의 뜻에 따라 선택하며 살아간다면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스스로를 믿을 수 있을까. 


내 선택의 결과가 성공적이었느냐 묻는다면 딱히 내세울만한 수준은 아니다. 허나 오래도록 준비한 일을 타인의 말 한마디로 물리지 않는 힘을 기른 것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성공하는 방법 같은 건 여실히 개인적이다. 타인은 자기 말이 맞으면 "거봐, 내 말이 맞지" 할 것이고, 틀리면 다른 곳에서 잘못된 이유를 끄집어내려 애를 쓸 것이다. 그가 원하는 건 그저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그러니 항상 타인의 말은 조언과 충고 정도로만 듣는다. 선택도 책임도 스스로 짊어지는 것이다. 타인의 말에 휘둘려 선택을 뒤엎고 남 탓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촉박하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실패할 일이 아직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태 겪은 수많은 실패 덕에 여기까지 왔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가 점점 명확해지는 것이다. 그것은 때때로 변하기도 하지만 모두 내 안에서 일어난 경험으로 구성되기에 전부 내 것이다. 


우리는 살아온 시간과 겪어온 일들로 자연스레 각자의 삶으로 디자인되었다. 대장장이가 모두 다른 형태의 이름 모를 연장들을 내놓았다면 어떤 것을 최상품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저 아직 이름을 붙이지 않고 적당한 쓰임새를 찾지 못한 연장들이 존재할 뿐이다. 도끼보다 호미가 감자를 캐는데 적합하듯이 각자의 쓰임새를 찾아가는 긴 여정을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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