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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모운 Jun 01. 2020

나의 시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기는 언젠가 한 번 모두에게 주어진다

“곧 너의 시대가 올 거야”



도무지 사람이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어시스턴트 생활에서 벗어난 후, 이제는 한 명의 사진작가가 된 형은 오래도록 산을 오르고 있는 나에게 말한다.


사람도 좋지만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해라. 우선순위를 결정해라. 좋은 책을 많이 읽어라. 아티스트가 되어라.


힘들고 가난한 날들을 떠나보내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그 생활에 만족하며 살던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악물고 이겨내던가.



성공을 꿈꾸면서, 실제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우리는 부자가 되길 바라며 커다란 집에 근사한 가구들이 있는 삶을 꿈꾸면서도, 실질적으로는 1평만큼의 좁은 공간 속(집이 1평이란 말은 아니다) 서로가 제공하는 요리와 술이 있는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에 만족한다.


우리는 각자 오늘 찾아낸 신선한 음악을 자랑하며 누가 찾은 음악이 더 좋은지,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으며 어떤 좋은 구절이 있는지 서로 읽어준다.


다음에 함께 갈 여행에서 무엇을 할 건지, 그 여행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건지, 각자 꿈꾸고 있는 미래를 응원하고 격려한다.


나는 다른 욕심을 부리다가도 이런 시간을 갖게 되면,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찾게 될 수밖에 없다.


나의 만족은 어디에 있을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아마도 내가 젊은 시절에 이루고자 하는 몇 가지의 목표를 다 이루고 나면 결국 지금과도 같은 시간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전에 해보고 싶고, 해내고 싶은 일이 많기에 부단히 노를 저어야 하겠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결정하는 기준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 몇 백억을 주고 다른 일을 권유한다면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둘 수 있는가에 대해서 종종 생각한다.


물론 대답은 ‘그만둘 수 없다’이다. 아마 그 돈을 받고 다른 일을 하다가 그 돈으로 내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겠지 싶다.


내가 반드시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뚜렷한 목표와 강한 의지, 피나는 노력으로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더러 있지만 인고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더 큰 만족과 성공으로 다가올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느껴진다.


3월엔 형과 함께 뉴욕에 가기로 했다. 서른하나나 됐으니 독립해보겠다고 형과 분가한 뒤 혼자 하는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생의 처지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올 지, 다녀온 뒤의 나는 어떠할지, 작고 소소한 사건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이 있는 나는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다.


유럽, 일본, 두 번의 홍콩, 라오스, 그리고 뉴욕.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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