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중요하지 않은 것을 챙기는 일이 우리의 사랑이었습니다. 당신은 나와 함께 하는 시간 또한 기뻐했지만 내가 당신을 데려다주거나 데리러 가는 길을 좋아했습니다. 데이트를 하는 시간보다 다른 일을 할 때 당신에게 쏟는 마음에 당신은 고마워했습니다. 함께 하지 못하고 당신 혼자 하는 식사에 무슨 반찬을 먹는지 그것만 먹어서 하루를 버틸 수 있겠냐는 말을 던지고 음식을 씹느라 늦는 답변을 기다리며 우리는 함께 식사하는 것처럼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딘가에 말해도 달라지지 않을 불만들을 털어놓고 같이 욕을 하며 그 불만을 나눠 먹었습니다. 당신 없이도 잘하던 일들을 당신이 더 잘하는 덕에 난 못 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당신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내가 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부족하지 않았는데 사랑하면서 스스로 부족해졌습니다. 둘이어야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처럼 합쳐지던 우리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문제들로 다투다 다시 둘이 되었습니다. 쓸모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중요하지 않은 것을 챙기다 보면 사랑은 이별이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