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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Jun 25. 2023

어디까지 해봤니? (하)

누구나 이쯤은 하는 어린이 레저 총정리


1. 펌프


친구 따라 흉내 내다 아이들이 반했다.

오락실에 오락 대신 뛰어놀러 매주 갔다.

한판에 세곡이 기본인 줄 알았는데 네 곡이 나오는 지점도 많다.

임대료 차이가 아닐까.


좋아하는 곡이라도 내 실력이 안되면 못한다.

발로 마음껏 음악애를 과시하는데 몸치 박치도 상관없다.

대신 누가 봐도 펄펄 날아야 있어 보인다.

한쪽에는 공용 실내화가 구비되게 마련이니 행여 슬리퍼를 끌고 갔더라도 괜찮다.

오락실에 볼일 없는 어르신들 볼거리로 딱 좋아 부끄러운 뒤태를 쭉 늘어서 구경당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어느 지점이나 맘먹고 데일리 코스로 오는 고수들이 있고 그들의 현란한 기술에 한 번씩 입이 떡 벌어져야 펌프라 할 수 있다.

하는 만큼, 돈 들인 만큼.

이 또한 실력이 는다.

노래나 구기종목이 자신 없던 친구라면 조금씩 연습해서 친구들과 놀이공원이나 오락실에 들러 장기를 뽐내길.

남녀가 따로 없고 뒤태에 신경 쓰고 온 여자친구 보다 땀범벅 아저씨들이 의외의 실력파.

그들은 늘 말한다.

헬스장보다 싸서 온다고.



2. 레진아트


최근 가장 따끈따끈한 아이템.

아이들 놀이가 캘리그래피나 P.O.P처럼 이어서 엄마들 부업으로 각광받은 것처럼.

요즘 엄마들 사이의 레진아트 알바가 핫하다.



이렇게 한 세트 사면 뭐든 다 들어있다.

먼저 너튜브에서 초보자를 위한 방법을 두어 개 감상한 후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그럼에도 열의가 뻗쳐 바로 사고를 친다)

헌 옷을 입고 가급적 피부가 드러나지 않게 하기.

(바로 두 군데 흘렸고 잘 안 닦여 피부가 빨개짐)

환기가 잘 되는 곳.

성격 급한데 여럿이 같이 한다면. 꼭. 천천히!


레진 디자이너 되는 과정은.

레진용액을 붓고 다양한 컬러와 모양으로 마음 가는 대로 디자인하기. 끝


이후 말리기.

집에서 네일아트 도전해 본 분이라면 집에 있거나 눈에 익은 귀염 둥둥 UV램프를 쪼이면 된다.

보기엔 귀여워도 눈에는 안 좋다니 켜두고 근처에 얼씬도 말자.

그리고 굳을 때까지 잊어버리고 신나게 놀고 나면 작품완성.

그립톡과 키링이 도전작품 1순위니까 엄마 아빠 할머니 아줌마 널리 널리 붙이고 달게끔 나눠드려야 디자이너분 어깨에 뽕 들어간다.



단, 엄마가 딱 붙어 같이 할 경우라면 조신한 초등 고학년 추천. 

제품 주의사항 란에는 14세 이상 추천.

생각만큼 주변이 너저분해지진 않는다.



3. 스킬자수


예전부터 누구나 한 번씩하고 지나던 스킬.

스킬 바늘로 뾰족 세워 일정길이의 스킬실 한가닥씩 스킬판채우다 보면.

지루하고 따분해서 하품이 나오다가 이 한 줄만, 이 동그라미만, 이 바탕만... 하다가 날 새서 한판이 끝나고 마는 중독성.


큰아이도 학교에서 제공받아 스킬에 눈을 뜨더니 작은아이도 학교에서 하던 걸 가져왔다.

연산문제는 두문제당 한 번씩은 몸부림치는 아이가 스킬자수는 꼼짝 안 하고 잘도 한다.

급기야 두 번째, 세 번째 작품. 자기 식탁 방석까지 완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4. 직소퍼즐


초등 고학년이 되면 퍼즐을 500 피스면 껌이라고 1000피스는 되어야 배가 부른 모양이다.

시작은 세계사 수업을 앞두고 세계지도를 맞춰가며 지리를 익히자는 취지였다.


보드게임은 호불호가 있어도 퍼즐은 대중적인 듯.

그렇다고 며칠 걸리지도 않고 하는 내내 뛰어난 집중력도 엄마 마음엔 쏙 드는데

문제는 결과물이다.

서너 개가 되니 책상만 한 사이즈를 걸어둘 벽면이 부족하다.

거기다 엄마란 사람은 벽면이 비워있는 걸 선호하는지라 결국은 서랍장 위에 켜켜이 포개어 보관하는 게 일.



5. 슬라이딩 퍼즐


산만한 아이가 차만 타면 과묵하고 편안해지는 경우가 있다.

점잖은 아이인데 이동시 지루해 펄쩍펄쩍 뛰는 아이도 있다.

화장실에 오래 있어야 하는 아이, 한 공간에서 아빠나 할아버지와 침묵의 대화를 나눠야 하는 상황에.

아이 책가방 앞 포켓이나 엄마 핸드백, 화장실 휴지 위에나 차 안 구석구석 놓아두면 센스만점.

흥미 1도 안 보이면 내버려 두다가 늘 그 자리에 있노라면 어느 날 쑥쑥 올리고 내리는 손장난이 보일 것이다.

테트리스 게임보다는 손근육 발달에 좋을 테고 책보다야 못하겠지만.

먼 길 갈 때마다 우리 집 길동무가 되어 열 일 한다.



단, 처음은 뻑뻑할 수 있으니 엄마가 시간 날 때마다 위아래 좌우 자꾸 돌려놓아 길을 들여놓자.

어느 아이는 완성하면 그대로 두었다 스스로 흩트려서 다시 맞추는 쪽이고.

우리 집 아이는 맞춘 채 그대로 두면 섭섭해해서 바로 흩트려놓아야 신나서 재도전한다.

구입할 거라면 배송비 무료 수량만큼 몇 가지를 사두는 게 아이 흥미유발에 좋다.


문화가 산책처럼 놀이와 레저 산책은 어린이는 꼭 밥 먹듯 해야 한다. 그게 무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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