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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Jun 25. 2023

한창 멋 낼 나이? 엄마 나이!


틴에이져니까 주말마다 약속이 있으시고 약속이 있으니까 통거울의 주인 되시고 그러다 보니까 멋 좀 알아가시나?

한창 멋 낼 나이.

청소년 아이의 외출 준비란.

남편이 아내 기다리다 속 터져서 현관 입구부터 한 소리하는 것 저리 가라다.

"당신이 그런다고 송혜교 되겠어, 아이유 되겠어?" 버전에서

"얘가 대체 지금 몇 시인데 아직 거울 앞이야? 덥

다고 태워달라며? 학생이 멋을 정도껏 내야지."


아이 왈.

"멋은 엄마 나이에 내는 거지. 난 예의 갖추는 거고."




삼복더위 형님 같은 무더위가 일찍도 왔다.

장마 전인데 이미 찜통에 습도도 쭉쭉 올라서 쿨매트를 방마다 깔아도 끈적댄다.

우리 집 멋쟁이는 난데없는 회색 컬러에 꽂혀 회색후드 타령에 굽 있는 샌들도 겠단다.

남의 집 아이들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우리 집 아이도 여지없는 사춘기 여시가 되었다.

부글부글하는 엄마표 보일러를 끄고 "잘 크고 있구나" 하는 교과서 속 엄마 코스프레 시늉.

결국에는 초겨울 아무리 봐줘도 늦봄에 옆에 두기만 해도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의 강력한 보온성이 느껴지는 회색후드 픽!

뜨아, 거기에 쇼트팬츠 차림의 하체실종 코디!

리얼 멋쟁이 되시고 마무리로 마스크 컬러에 한 고심.

정작 친구 생일파티에 친구 선물은 얌전히 방안에 두고 왔다.




여아스러운 데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길 없더니 나이가 사람을 바꿔놓았다.

여름이 쏜살같이 오는 무더위 시점에 딱 맞춰 클레오파트라 앞머리로 거듭나겠다 하셔서.

교과서 속 엄마 코스프레는 계속되어 "잘 어울리겠는 걸." 응수해 주었다.


출처 픽사베이


패션이나 팬시, 하다못해 취미나 소품 어느 하나도 나 소녀요, 내지 나 여성, 임을 싫어하던 아이의

문화 반전.

실컷 흥에 겨워 돌아온 아이가 설거지하는 등뒤에 앉아서 다리를 깔딱대다 패션 코디 너튜브를  둘러본다.


"엄만 이제 멋 낼 나이야, 다양한 옷을 입어봐야 그만큼 소화도 잘하게 된다고.

이제 회색은 물렸고. 무슨 컬러 후드를 도전해 볼까? 재질은 기모는 아니고 면이 무난하겠지?

나? 나야 예의 차리는 거지, 내 나이에 무슨 멋을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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