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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Jan 13. 2023

술 좀 하세요?

이유미 저 [문장 수집 생활]

답 없는 고민을 하다 내가 출근하고 싶은 이유는 따뜻한 믹스커피 한 잔 때문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출근해서 마시는 믹스커피를 사랑한다.

커피 맛은 잘 모른다. 어디 커피가 맛있다는 이야길 들어도 선뜻 와닿진 않는다.        ---

내가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도 있겠지만 일단 쉬워서다. 봉지 뜯고 쏟은 다음 물 부으면 끝. 쉬운데 내가 원하는 맛.  커피가 어려운 나로선 커피가 쉽다는 도 하나의 장점이다.


p167, 168

이유미 저 [문장 수집 생활]




대대손손 음주약하다.

잘못도 아니고 약점도 아니다. 팩트가 그런 것이다.

지금 와서야 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주류회사에서 일하던 소싯적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사유.

뿐만 아니다.

"좀 하세요?"

이어서 "그럼 차 하실래요?"

술은 못해도 술자리는 좋아해요. 또는 커피는 별로지만 제가 살게요, 

둘 다 상대의 떨떠름함만 유발할 뿐이다. 맞다.




술이 안 받다 보니 커피는 다를 줄 알았다.

"나도 같은 걸로." 통일될 때 결국 같을 거면서 꼭 뜸을 들이게 된다.

달고나커피. 모카맛. 라테나 에스프레소. 오늘의 커피. 강릉커피까지.

사실 상관없다. 

"믹스커피는 없나요?" 엄마 본심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장강정 저 [책 한번 써봅시다]. 작가끼리 교감은 이렇게 멋지다!



저 가서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미리 나가선 서점이나 팬시코너를 서성여도 좋고 벤치에 앉아 가져온 단편을 보아도 좋다.

때론 상대가 늦게 왔으면 싶을 지경으로 가는 시간이 아쉽다.

막막한 기다림 말고 올 줄 알고 끝이 있는 기다림 앞에선 늘 "천천히 오시오" 하는 메시지를 남긴다.

기다리는 벗과의 시간이 기대되어야 대기문화를 선선히, 달갑게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있으니 저녁 술약속도 차 한잔도 생략가능. 

캔커피 들고 산보 친구가 베스트.

살가운 그대와 함께면 멍석은 아무래도 좋다.

아이 키우면 자연히 해결되는 일도 산더미. 축복이다.




아이 픽업 텀에 차를 시키고 대기하는 폼나는 연출.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노말커피 한잔과 책 한 권을 창가 키 높은 의자에서.

방학 동안 흉내 내보니 흉내로재미나.

들고나는 손님들의 이야기보따리는 시시콜콜하고 무료하거나 바빠 미치는 스텝들은 극단적이다.


맘에 쏙 드는 단어를 책에서 골라내 나만 들리게 읽어본다.

이유미 작가님이 소개한 북포켓도 검색해 본다.

고개를 들어 지나기만 하던 창밖으로 종종 대는 사람 구경도 해보고.

슬슬 픽업할 시간.


차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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