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스칸썬 Jan 20. 2023

날쌘 제비 키우시렵니까.


첫째, 처음엔 하나도 모른다. 완전 일자무식이다.

둘째, 직접 몸으로 부딪쳐야 안다.

셋째, 하다 보면 는다. 무조건 는다.(최고인지는 갸우뚱)


엄마와 수영의 공통점.




애는 다섯 살에 귀염둥이 수영을 시작했다.

엄마는 아이 여섯 살부터 일을 접고 쫓아다녔다.

보호자들이 수영장 내려 뵈는 창에 매달려 각자의 귀염둥이들에 넘어갈 듯 탄성 열창.

발차기 하나에. 손동작 하나에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했다

오리발과 핸드페들까지 마치고 큰아이 수영 여정은 끝이 났다.(더 배울 동작 있어요!)


그렇게 배운 아이나 평영 이제 들어간 아이나 물놀이 가선 거기서 거기다.

물장구. 발장구. 까르르 삼박자면 오케이.




대한민국이 가슴 아픈  사고를 겪으며 초등 수업 (명칭도 겁나는) 생존수영 생겼다.

시커먼 타이어 같은 튜브에 엉덩이만 넣고 자외선 쐬거나 개헤엄 뿜뿜 시절은 지났다.

모델 뺨치는 수영 강사들이 어린이들 탈의부터 픽업까지 맡아주는 시대.

생존수영 시간에 옆집에게 뒤처지랴 수영강습이 자리가 없더니. 코로나 창궐.

얼마 전부터 둘째애 수영 다시 시작됐다.




큰애는 초등생이 되고도 엄마들이 돌아가며 탈의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강습 직후는 국가대표 경기 마친 듯, 감기 들라 허기 질라 물 뚝뚝 머리칼 마르기도 전에 먹이고 말리고 야단이었다.


초급에서 팔동작 몇 번 더 휘두르고 발차기 각도 좀 나온다고 홀랑 중급반으로 입성한 아이가 생기면.

표시는 안 해도 귀갓길에 다른 모녀들은 대화가 없었다.

그게 뭐라고 반끼리 생존수영 가서 상급이네 아니네. 시무룩과 의기양양으로 갈라졌다.




하다 보면 무조건 하게 되어있다.

몸치니 운동 잼병이니 상관없다. 노소 막론 전신운동으로 이만한 게 없다.

어려서 열대지방에서 살아 눈만 뜨면 수영장 들락날락하다 말 그대로 막수영이 베인 나로선. 수영장의 꼬마 거북이들 폼이 놀랍고 부럽다.

쭉쭉 늘어선 레인 끝을 박차고 턴 하는 귀여운 엉덩이짓이나 직각으로 한참 걸려 팔을 꺾다 팔과 고개 방향이 안 맞아 갸우뚱하는 순간. 포토제닉끊임이 없다.

(큰애땐 자유롭던 사진촬영이 이젠 절대금지다.)


출처 픽사베이


그리고 수영 실력처럼 살살 엄마가 되어가는 동안.

이렇게 브런치 글을 쓸 문화적 여유도 다.

큰애땐 잠시라도 눈 떼면 뭔 일 나는 줄 알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뻥! 뚫어드립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