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필가 박찬선 Jul 27. 2017

느낌이 있는 하루

지혜의 우물

지혜의 우물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에는 세 개의 우물이 있었다. 하나는 동네 위쪽에, 또 하나는 아래쪽에,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논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있었다.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논과 논 사이에 있었던 우물은 동네 사람들이 빨래하는 데 주로 사용했다. 우물이 깊지 않아 마시거나 음식을 장만하는 데에는 부적합했기 때문이다.     


샘이 깊지 못한 물을 건수라고 부른다. 건수는 비가 오면 많아지고, 가뭄이 오면 말라버린다. 비가 많이 오면 물맛도 변하고 색깔도 변한다. 샘은 깊을수록 맑고 시원한 물이 나온다.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샘은 바깥 날씨나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 가뭄이 와도 물이 마르지 않고, 비가 오고 장마가 계속되어도 물이 불어나지 않는다.     


동네 위쪽에 있던 샘은 아주 깊은 샘이었다. 어린 내가 이 샘에서 물을 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일단 두레박 끈도 굉장히 길어야 했고, 물을 퍼서 두레박을 끌어당길 때도 힘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은 이 샘을 제일 많이 이용했다.     


“왜 그랬을까?”     


물맛이 제일 좋았기 때문이다. 깊은 샘에서 길어낸 물은 아주 시원하고 맛이 좋다. 여름에 들판에서 일하다가 목이 마를 때면 온 동네 사람들이 이 샘으로 모여들었다. 시원한 물이 생각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깊은 우물이라고 할지라도 계속해서 물을 퍼 올리지 않으면 우물은 결국 말라 버리고 만다.  몇 년이 지나고 집집마다 수도 시설이 만들어지자 동네 사람들이 우물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렇게 깊었던 우물도 결국 말라 버리고 말았다.     


사람의 마음에도 지혜의 샘이 있다. 명철한 사람은 지혜의 샘에서 매일매일 삶에 필요한 지혜를 끌어올린다. 지혜를 활용해 더 성장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지혜 역시 우물처럼 계속해서 끌어내지 않으면 말라 버린다. 게으른 사람은 마음에 있는 지혜의 샘물을 끌어올리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한다. 그래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늘 남에게 끌려다니는 삶을 살아간다.      


마음의 샘에서 매일매일 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끌어내기 원한다면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워야 한다. 마음에서 무엇이 나오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  알아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마음을 살필 줄 안다.  마음이 작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알고 그 에너지를 찾아 채워 넣는다. 에너지가 충만히 채워지면 마음에서는 더 많은 지혜가 생산되어진다.


지혜란 무엇일까? 지혜는 분별력이다. 선과 악을 분별하고 일의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문제가 생겼을 때 지혜의 샘에서 지혜를 끌어올려 문제를 해결한다. 지혜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지혜는 자석과 같이 우리의 삶에 필요한 좋은 것들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물질도 붙고 사람도 붙고 행복도 붙는다. 지금 이 시대는 지혜로운 사람을 필요로 한다.    

 

오늘처럼 더운 날에는 시골 마을에 있던 깊은 우물에서 까만 두레박으로 막 퍼 올린 샘물이 마시고 싶어 진다.


명철한 사람은 지혜의 샘에서 매일매일 삶에 필요한 지혜를 끌어올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느낌이 있는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