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by 정소민

어렸을 때..

다락방 같은데서

위인전 책 껍데기를 가지고 놀았다.


껍데기? 책 케이스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때는 책 껍데기라 했다.

그 껍데기를 책에서 다 빼낸 후...

칸을 만들고, 방을 만들고 집을 지었다.


이 후 손으로 만지작거렸던 건..

방학숙제 만들기를 빼고는...

기억에 없다.


그러다...

10년 전인가? 심심한 마음에

미니어처 가구를 만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나무를 깎아서 만든 건 아니고, 조립을 하는 정도..

거기다 나름 색칠까지 했다.


사실.. 목공예를 하고 싶었지만..

나름 이러저런 핑계를 대며 미니어처에 만족했었다.

그 작품(?)들은 최근 몇 년까지 집에 고이 모셔두었었다.


이후 손을 만지작거렸던 건..

3년 전... 민화 그리기.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데생부터 할 자신은 없고,

그려진 바탕에 색을 칠하는 정도는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얼마 하지 못했다.


당시는 유방암 수술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림프부종의 위험으로.. 손을 쓰는 건 무조건 피했다.

자연히 민화도 멀어졌고..


민화를 끝으로

손으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접었다.

림프부종의 위험이 큰 상황이었기에...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재활의학과에서도..

더 이상 올 필요가 없다는 진단을 받고..

림프부종의 위험은 이제 저 멀리 가 있다.


그래서 그런 걸까?

오늘 버스의 TV에서 목공예를 배우는 장면을 봤다.

문득, 저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핑계를 대며 하지 않았던 것을..

이번에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손으로 만들기였나보다.

어렸을 때 책 껍데기로 집을 만들고 놀았을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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