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능소화 식당

능소화(凌霄花)는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란 뜻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들어온 식물이지만 양반들이 너무 좋아해서 ‘양반꽃’이라고 하면서 옛날에는 평민들은 함부로 심지 못하게 했다고 하는 꽃이다. 꽃이 동백처럼 통째로 지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지조와 기개를 잃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양반들이 좋아했나 봅니다. 추위를 타는 까닭에 남부지방의 사찰이나 가정집 정원 담장에서 볼 수 있으며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온 중국 능소화는 주황색의 꽃이 피고 미국산의 능소화는 주홍색에 가까운 꽃이 핀다고 하는데 주로 중국 능소화가 흔합니다.     

능소화는 덩굴 식물이기 때문에 담장이나 담벼락 또는 다른 나무에 기대어 줄기를 뻗습니다. 특히 흐드러지게 피는 꽃이 담장과 어울리면 아름답기 그지없어, 사진에 한번 찍히면 명소로 소문이 나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심지어는 몰래 베어버리기까지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진주에도 몇몇 곳에 있는데 특이하게 나무에 기대어 뻗은 곳이 있어 소개합니다. 월아산 청곡사 가는 길에 주차장 거의 다 가서 청솔이라는 비빔밥이 맛있는 집이 있는데 그 집 앞에 능소화가 피었습니다.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서 원래의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일부러 찾아가기는 그렇지만 청곡사나 월아산 등반을 겸하여 다녀가기는 무리가 없습니다. 또 식당의 비빔밥이 맛있어 주말에 나들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세미나와 공유협력을 위해 갈 일이 있어 학교 근처에 식당에 갔다가 50년은 넘어 보이는 은행나무에 다른 굵은 나무가 휘감고 올라간 것이 보여 살펴보니 그것도 능소화였습니다. 맨 꼭대기에 능소화 꽃이 피었는데 역시 꽃이 다 피면 멋있게 필 것 같습니다. 다만 은행나무도 건장하여 서로 자태를 뽐내고 있어서 그 결말을 아직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수국이 스러지고 나면 능소화의 계절이 될 것입니다. 능소화도 좋지만 꽃 사진 욕심이 사로잡혀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잘못하면 능소화의 목숨이 위태로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경산의 자인 능소화 사례는 아직도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능소화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