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방문한 자문기업 대표의 얼굴이 어둡다. 사업이 잘 안 풀리고 있는 모양이다.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있다. 자금이 경색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굳건한 느낌이 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은 유지하고 있구나.
기업 대표가 아니어도 누구나 자신의 얼굴을 갖고 산다. 얼굴의 의미가 ‘얼의 꼴’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이 얼의 꼴은 다르게 나타난다. 모두가 다른 얼굴을 한 이유다. 마음에 나타난 것들은 표정으로 나타나고 표정으로 오래 나타난 것들은 얼굴에 자국을 남긴다. 굳이 얼굴만이 아니더라도 작게는 눈동자나 입에, 그리고 손과 몸에도 그 흔적을 남긴다.
기업 대표에게 자리와 차를 권하고 이야기를 들어본다. 역시나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왔다. 그동안에 생긴 문제들에 대해서 듣고, 생각의 방향을 바꿔가면서 질문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방법을 논의하여 결론으로 다가간다. 이야기가 끝날 즈음에, 그 기업 대표에게 숨을 깊이 쉬게 하고, 가벼운 이야기로 웃음을 짓게 해서 얼굴을 풀어본다. 몸은 많은 수의 센서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음이 긴장하면 몸도 긴장하지만 반대로 몸이 풀어지면 마음도 풀어지게 마련이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자신감 훈련하도록 권한다. 조금 어두워진 얼굴이 풀어진다.
우리는 자신에 대한 자각, 어떤 마음의 상태인지를 자각하는 순간, 그 족쇄가 어느 정도 풀어진다고 한다. 아니 ‘풀어진다’기 보다는 ‘벗어난다’는 표현이 맞겠다. 우리가 고통을 주관적 상태가 아니라 객관적 상태로 파악하는 순간에도 그런 효과가 있다. 이는 주워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것이 자신을 짓누를지라도, 그 상황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그러한 삶의 무게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거울을 보면서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표정을 바꾸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주위 사람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다만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데 표정만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스스로 감사할 일을 찾아서 행복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신에게 그것을 극복할 자신감과 행운이 있음을 자각하고 그것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모습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일은 물론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운명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기업 대표의 얼굴과 표정은 곧 회사 전체로 전염된다. 기업 대표의 얼굴이 밝으면 회사가 밝아지고, 기업 대표 얼굴이 어두우면 회사 분위기도 가라앉는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기업 대표의 ‘마인드 컨트롤’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자기표정관리 노하우’를 전수한다. 복은 항상 준비된 사람에게 굴러온다. 그러한 ‘복 받을 느낌’이 여러 사람에게 퍼져 있을 때는 더 그렇다. 모두가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을 때 좋은 일이 당연한 듯 일어난다. 그래서 가끔은 그것이 그렇게 좋은 일인 줄 모를 때도 있다. 그러나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는 모두가 입을 모아 한마디 할 수 있다. ‘어쩐지’,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안 좋은 일은 대개 튀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드러나 보인다.
스타트업은 기반이 약해 불안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꿈을 갈아 넣어 미래를 만들기 때문에 아무것이 없을 때도 용기를 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 기업 대표의 꿈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그것이 내가 그 대표에게 미소를 짓게 하는 이유다. 이번 과제 발표와 기업체 계약과 시제품 만드는 것들이 모두 소기의 성과를 얻게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