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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재덕후 공PD Jun 13. 2020

포스트_아베시대 -3부- 이시바 시게루

#다음총리가_이시바_시게루? #정말_총리가_될까?

고이즈미의 몰락, 예견된 미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귀여운 막내. 고이즈미 신지로.

  귀여운 '신지로쿤'은 등장과 함께 차기 총리 1순위 지지율을 얻었죠.  

  환경부 장관이 되며 승승장구하던 고이즈미.

  이제 그의 지지율을 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수준입니다.

  네, 일본도 바보로만 가득 찬 나라는 아닐 테니까요.         


이시바 시게루

닛케이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언제나 1위를 차지하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가 2위로 내려앉고, 아베와 줄곧 각을 세웠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가 선호도 23%로 1위에 올라섰습니다.    

  

  이사바 시게루는 대표적인 지한파로 분류되긴 합니다. 하지만 이 사람도 자민당 주류입니다. 어엿한 일본의 우익인 거죠. 아베 수준의 막장은 아니지만, 우익은 틀림없습니다.  

 

 지지율 3위는 누구일까요. 놀랍게도 아베 본인입니다. 선호도 14%로 여전히 순위권에 있습니다. 4위는 그 유명한 악당 고노 다로(河野太郎)입니다.


대체 일본 야당에는 인물이라곤 전혀 없는 걸까요?

있기는 있는데 존재감이 희미합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대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는 겨우 5위입니다.

아무리 아베가 무능해도 일본 국민은 야당을 대안 집권세력으로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증거죠.

일본의 가장 큰 야당인 입헌 민주당의 주요 인물이니, 우리 개념의 진보적 인사로 생각하기 쉬운데, 스스로를 일본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는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합니다.      

  

  포스트 아베는 결국 순한 맛 아베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베를 겪었으니 순한 맛 아베가 아베 오리지널보다는 낫겠지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한국인을 위해서도 세계인을 위해서도, 감염증으로 불안에 떠는 평범한 일본 서민을 위해서라도요.



다음 총리는 이시바 시게루?      


  현재 많은 한국인들은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의 차기 총리 가능성을 높게 점칩니다.

  한국인이라기보다는 한국 언론이 그렇죠.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아베에 워낙 질려있으니 상대적으로 매우 상식적인 보수로 보이는 이시바 시게루에게 희망을 걸어보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시바 시게루는 자민당의 명망 높은 중진입니다.

  방위청 장관을 두 차례, 국방 대신(大臣)을 한 차례, 농림수산 대신을 한 차례. 거기에 국가전략특구 특임 대신, 지역 창생 특임 대신 등 장관만 무려 6차례나 역임했습니다. 대단한 인물이라기보다는 자민당 1당의 장기집권이 만들어낸 일본만의 정치문화의 산물인 셈이죠.

 

 자민당 내에서는 비교적 한국은 물론 한반도의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인물입니다. 실제로 남북의 평화와 화해무드에 대해서도 아베처럼 무작정 반대만 일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2016년, 남북한이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을 때, 대담 방송에서 이런 발언을 했었거든요.      

“북한이 곧 붕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3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들었던 이야기다. 나는 아마도 북한이 붕괴하지 않는다고 본다.”     


  일본의 우익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상징하는 바가 남다릅니다.

  일본 정부가 북한도 엄연한 실체를 가진 국가로 바라보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함의가 있죠.

  일본이 남북의 공동 경제번영을 바랄 리는 없지만, 적어도 아베 정권류의 막무가내식 한반도 외교노선을 견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흔히 아베의 역사인식을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표현하는데, 그것도 후한 평가인 것 같습니다. 아베는 '뭘 잘못 알고 있다'기보다 '아는 게 없는 것' 같거든요. 일본을 위해 무언가 이루려고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기보다, 등 떠밀려 나오다 보니 최고 권력자가 된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이시바의 역사관은,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일본 정통 보수우익의 역사관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방위청 장관에 취임하고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았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A급 전범의 위패를 야스쿠니에서 분사해야 한다는 주장도요.

  우익은 우익이니까 일본 제국주의를 뿌리부터 반성하지는 않지만, 일본의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중국을 굳이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결코 일본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게 일본 정통 보수우익의 마음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베와 아베의 추종세력은 우익이 아닙니다. 극우 중에서도 가장 저질적인 극우세력입니다.



펀쿨섹좌보다는 낫겠지만, 이시바도 순한 맛 아베에 그칠 수도

 

  이시바에게 지나친 희망을 거는 것은 곤란합니다.

  남경대학살, 일본군이 중국에서 저지른 최악의 전쟁범죄를 “포로의 대우와 처리에서 잘못한 것은 사실이며, 일본군의 군율이 흐트러졌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남경대학살 자체는 인정하지 않거든요.

  위안부 문제도 일본어 표현으로 ‘狭義の強制性(협의의 강제성; 좁은 의미의 강제성)' 즉 일본군과 정부에 의한 강제 연행 자체는 없었다는 주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이 이시바 시게루에게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한 것 같습니다.

  자민당 중진 중에서 현 총리인 아베에게 가장 각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갈수록 멀어지는 이시바와 아베

이시바는 고이즈미 신지로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총리일 때, 처음으로 내각에 입각합니다. 방위청 장관 경력을 시작으로, 아베와 영혼의 단짝인 아소 다로의 총리 재임기에는 농림수산부 대신에 발탁됩니다.      

  네, 바로 아베와 영혼의 교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바로 그 아소 다로 때도 어엿하게 입각했습니다.

그러다 아베의 2차 집권 시기부터 아베 내각과 자민당의 권력 중심에서 점점 멀어졌습니다. 다른 정치인에 비해 아베에게 각을 세우는 발언도 자주 했죠.

 

일본 정치인들은 개인 블로그를 국민소통의 수단으로 자주 사용합니다. 이시바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틈나는 대로 아베 정권을 온건한 수준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 언론이 이시다에게 은근히 기대를 거는 것처럼 보입니다. 뭐, 이것도 희망이긴 하죠.     




차기 총리는 이시바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가 더 가까울지도...     


  현실적으로 포스트 아베 시대의 총리는, 자민당의 정조회장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가 훨씬 유력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기시다는 아베노믹스와 반대되는 대표적 재정재건파의 기수로 알려져 있거든요.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무작정으로 국채를 사들이는 아베노믹스의 재정투입은 소비 진작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을 자주 피력해왔으니까요.

기시다는 아베와 함께 자주 공식 석상에 나타났습니다. 그런 기시다가 최근 두 달 정도 아베가 참석하는 공식행사에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실제로 없는) 아베는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총리의 지지율이 집권여당의 지지율보다 떨어지는 양상이 고착화된다 해도, 내각을 해산하고 중의원 총선거를 실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방법은, 내각 해산 없이 자민당 내에서의 권력투쟁으로 새로운 총리가 선출되겠죠.   

이 경우 권력투쟁은 자민당의 각파가 전당대회를 열고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것이죠.      


 

  각박한 세상에 큰 웃음을 주었던 '신지로쿤'은 이미 멀어졌습니다.

  그 독특한 정신세계가, 일본인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니까요.


  이시바 시게루는 한국 언론에서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히지만, 아베 집권기 동안 자민당 내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이시바가 탈당해 민주당과 연합한다 해도 쉽지 않을겁니다. 그럴리도 없지만요.


  하지만 누가 아베의 뒤를 맡아도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는 개선될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아베 정권의 한국 때리기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습니다. 어떤 인물이 총리가 된다 해도 사실상 한국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현재의 도발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순한 맛 아베라도 아베보다는 낫겠지...      


  아베 정권이 워낙 막장 수준이라 누구 집권해도 적어도 아베보다는 나을 겁니다.   


  하지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한국은 과거 미국과 일본의 종속변수 역할을 하던 작고 연약한 한국이 아니니까요. 언제나 미국과 일본이 메시지를 던지고 역할을 정해주면 그것을 묵묵히 충실히 끙끙대며 이행하던 한국이 아니까요.      


  그 사실을 우리보다 전 세계인이 먼저 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한국 경제 때리기가 생각보다 아프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고

  일본의 첨단 소재가 없어도 우리 첨단분야가 잘 돌아갈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고

  일본의 첨단 기술이 생각보다 따라잡기 어렵지 않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일본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이 미국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라 철석같이 믿어왔는데

  오히려 한국을 이유 없이 때리는 일본을 미국이 불편하게 바라보는 세상이니까요.      


  그동안 한국은 의제를 내는 나라가 아니라, 강대국의 의제를 어떻게 수용할지 어떻게 피할지 연구하는 나라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게 의제와 선택지를 던져주고 있으니까요.      


  아베 다음의 세상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쩌면 포스트 아베 시대에 어쩌면 순한 맛 아베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일본에는 아베와 순한 맛 아베만 있는 걸까요?


  그럴 리가요. 거기도 사람 사는 세상인걸요.




  다음회에는 아베의 맛과 아주 다른 정치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레이와 신센구미’라는 당을 만들어 독자적 행보를 보이는 젊은 정치인,

  유명 영화배우가 연예인 경력을 포기하고 정치에 뛰어들어, 거리에서 일본 시민과 직접 대화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인물이죠. 야마모토 타로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일본 소비세 증세가 상징하는, 일본 경제의 몰락 을 먼저 이야기한 다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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