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점에서 샐러드 모점으로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게 2003년이니, 저는 올해로 23년 차 직장인입니다.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점심 먹는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점심은 무조건 팀점(팀원들이 모여 함께 먹는 점심식사)이었습니다.
팀장님이 “점심 먹자~” 사인을 주면 모두 일어나 식당으로 향했죠.
사무실 근처 단골 식당 몇 곳을 정해놓고,
단체로 이동하다 보니 막내가 미리 가서 자리를 잡거나
메뉴를 먼저 시켜놓는 것도 당연한 일과였습니다.
점심시간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시간이 아니라,
"팀원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소속감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가끔 개인 약속으로 불참하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그 암묵적 룰이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팀점은 필참이 아니라 선택이 되었고, 점심식사의 방식은 다양해졌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최 책임은 개인 식사 약속이 있다며 먼저 나갔고, 이 선임은 '바디프로필' 준비를 위한 식단 관리 중이라 혼점(혼자 먹는 점심)을 선택했습니다. 김 책임은 편의점 김밥을 사 와 모점(모니터 보며 점심)한다고 자리에 앉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을 나갔습니다.
이제 점심시간은 “같이 가야 하는 의무”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보내는 선택이 된 것이죠.
몇 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로 수입 브랜드 소싱 미팅을 갔을 때, 그들의 점심 문화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팀점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회사 내 카페테리아에서 샐러드를 사 먹거나,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책상 앞에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심지어 모점이 일반적이었죠.
그때는 “점심까지 따로 먹다니, 삭막하다”라고 느꼈는데, 이제는 우리에게도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지만, 점심만큼은
"나에게 주어진 오롯한 휴게 시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팀점은 장소부터 메뉴 선택까지 여러 제한이 따르지만,
혼점은 내가 먹고 싶은 걸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점심시간만큼은 사회생활의 연장이 아닌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된 것이죠.
오늘 점심엔 동료와 함께 회사 근처에 새로 오픈한 브런치 카페를 갔습니다.
11시 반부터 긴 줄이 늘어섰지만,
팀점이었다면 눈치를 봤을 법한 웨이팅 상황도 친한 동료와 대화하며 기다리니 오히려 여유로웠습니다.
내일 점심은 편의점 샐러드로 간단히 때우고,
근처 동네를 걸으며 운동을 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직장인의 점심시간은
업무 중간의 휴식, 나를 회복시키는 시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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