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집, 돌봐야 할 집
건축물은 완제품이 아닌, 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다루고 시공을 통해 완성됩니다.
아무리 정밀하게 시공하더라도 현장의 돌발 변수로 인해 ‘무결점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크고 작은 하자를 만나거나, 유지관리라는 숙제가 따라옵니다.
저 역시 초보 건축주로 시작해 단독주택 살이 4년 동안 여러 번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 건축주는 가장 먼저 ‘골조 방식’을 결정해야 합니다. 단독주택의 주요 골조방식은 철근 콘크리트, 경량 목구조, 중목구조로 나뉘는데, 골조방식에 따라 건축의 예산부터 시공방식, 공사기간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반부터 방향을 잘 잡는 게 중요합니다.
튼튼하고 오래가는 집 → 철근 콘크리트
저렴하고 빨리 지을 수 있는 집 → 경량 목구조
감성과 디자인을 살린 집 → 중목구조
처음에는 저렴하고 빠른 공사가 가능한 경량 목구조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화재와 소음에 취약하고, 얇은 목재 조립으로는 원하는 공간의 형태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어 결국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집을 짓기 전, 각 골조 방식의 장단점을 알아 두면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고르는데 유리합니다.
외벽은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옷'과 같습니다. 어떤 마감재를 선택할지 고민스러워 주변 단독주택 단지를 돌아다녀보니, 외벽 마감재 중 단연 벽돌이 많았습니다.
벽돌마감은 외관이 고급스럽고 무엇보다 견고한 것이 장점입니다. 어릴 적 읽었던 아기돼지 삼 형제 동화 속 막내 돼지의 벽돌집처럼, 튼튼하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벽돌은 자재 두께가 두꺼워 실내 공간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고, 공사기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빠른 입주가 목표였던 저에겐 여러모로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가성비가 좋고 공사기간이 짧은 '스타코 도장'을 선택했습니다. 오염과 변형에 약하다고는 하나 “나중에 여유가 되면 재도장해야지”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건축 외벽 마감재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각 자재별 주요 특징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가성비와 간단함 → 스타코 도장
고급스럽고 오래감 → 벽돌
벽돌 느낌 + 비용 절감 → 파벽돌
현대적이고 관리 쉬움 → 세라믹 사이딩
처음 스타코도장 공사를 마쳤을 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준공 후 불과 몇 달 만에 도장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확인해 보니, 건축 단열재와 스타코 도장의 궁합이 맞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건축 소장님이 선택한 알루미늄 포일 단열재는 단열성능이 우수해서 집의 온도를 잘 유지할 수 있지만, 표면이 매끄러워 도장이 흘러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감재 교체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했습니다.
결국 보다 안정적인 파벽돌로 재시공했고, 고급스러운 외관과 내구성 덕분에 지금은 더 만족스럽습니다.
집을 짓고 나니, 단독주택 외관은 아파트와 달리 관리가 쉽지 않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아파트는 외벽이 낡으면 정기적으로 재도장을 하지만, 개인 주택은 외벽보수를 하거나 변경을 하려면 작업을 위한 장비차를 수배하거나 가설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일이 훨씬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외벽 마감재는 장단점을 고려하여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개인 주택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도 세심히 살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코킹은 건물의 줄눈이나 틈새를 메우는 실리콘입니다.
신축 건물은 콘크리트의 수축과 팽창이 아직 진행 중이라 시간이 지나며 갈라지거나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입주 후 1년쯤 되자 줄눈이 벌어지고 미세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그때는 A/S를 받거나 직접 보수했습니다. 지금은 4년 차라 이런 변형이 거의 사라져 한결 안정된 상태입니다
빈티지 감성의 집을 꿈꾸며 테라스 벽면과 마당 울타리에 외장용 우드를 부분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우드는 습기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필수입니다.
여름이 지나면, 장마와 강한 햇볕에 나무 색상이 바래고, 표면에 손상이 생깁니다. 그대로 두면 손상이 누적되기에, 저는 매년 가을마다 우드 표면에 오일 스테인을 2~3회 덧바르고 충분히 건조합니다.
오일을 머금은 목재가 다시 새것처럼 변하는 것이 꽤 뿌듯합니다.
이런 과정은 귀찮고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목재의 따뜻한 분위기를 오래 지킬 수 있습니다.
집도 살아 있는 존재처럼
단독주택에서 살아보니,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꾸준히 돌봐주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만, 방치하면 금세 흔적이 드러납니다.
때로는 귀찮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내 삶과 공간을 더 세심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집은 결국, 내가 쏟은 정성이 스며들며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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