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4
댓글
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마당재
Jul 12. 2020
성당 오빠
아침을 먹다가 그만 사무실로 나왔다
식탁에서 젓가락 끝을 물고 멍 때리는 딸 때문이다.
딸은 얼마 전, 캠프에서 만난
'성당 오빠'를 생각 중이다
아내는 주말인데 왜 출근하냐고 했지만
나는
마감이
밀려서
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딸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오빠와 접선하는 일
휴대폰에 '카톡'하는 알림 소리가
뻐꾸기시계 소리처럼 들린다
어제는 오빠를 따라
체육
고에 갈 거라더니
오늘은
학교 인강
도 빼먹고
그냥 멍 때리는 것이다.
나는 제법 봉긋해진 가슴 때문에
딸을 예전처럼 안지도 못한다
.
'아빠 출근하신다'
아내
의 말에 마지못한 척
딸이
꾸벅, 인사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오빠와
접선을 시도한다.
그놈은 잘 생겼고
그놈은 노래를 잘 부르며
그놈은 기타까지 친다고 했다.
회사
주차장은
아침
부터 열기로 달아올랐다.
내 첫 번째 책 출간이 늦어지는 것도
'성당 오빠' 때문
원고가 잘 안 써지는 것도
'성당 오빠' 때문
새삼스런 나이에
얼굴에
생긴 뾰루지도
'성당 오빠'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사무실에서
양치질을 하다가
'퇴~' 뱉었다.
기분이 좀 좋아졌다.
keyword
공감에세이
오빠
성당
마당재
소속
직업
시인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저자
비 오는 날이면 커피숍에 가고, 요리하는 것과 시 감상 나누는 걸 좋아합니다. 언제나 여행을 꿈꿉니다.
구독자
14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베트남 남부 오토바이 여행 1
비 오는 날은 따뜻한 커피가 생각난다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