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를 다시 찾는 법
그분이 웃고 있어도 나는 굳었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내가 여기에서 공부하는 이유가 있는데
질문을 하고 싶어도 할 것이 있어도
할까 말까를 고민하다니.
이 생각이 나를 얼마나 옥죄던지, 숨을 막히게 하던지.
나는 포기했고
인정했다.
'아, 지금 내가 못하겠구나.'
그리고 그냥 생산성과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던
마음에서 잠시 떨어졌다.
'왜 못하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네가 지금 힘들구나.
그럼 그냥 하지 말아 보자'
'그런다고 안 죽어'
그리고 안 했다.
그렇게 4번의 랩미팅과 수업이 지나갔고,
발제였던 어제
질문들을 할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고 그냥 했다.
답이 어떻든, 좋은 질문이든, 아니든
그냥 했다.
3월을 그냥 보내고 4월이다.
그 시간들이 아깝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아쉽지만, 아깝지 않다.
난 공부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때의 나의 최선은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어제의 내가 있었겠지.
여전히 질문이 없냐고 하면 망설여진다.
눈에 띄고 싶지 않다고 하면,
너무 웃긴 말일까.
조금씩
어떤 상황이든
나를 중심에 놓는 법을 배우고 있다.
성과, 결과물, 미래를 위한 것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님을
채찍질만 하려는 나에게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