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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Jan 18. 2022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더 논의되어야만 하는 이야기들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리베카 솔닛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했는데,


우선 차별을 이야기하는 것도 노동이라는 것.

현재에 편견이 뒤바뀐 건 누군가의 노동의 결과라는 것.


미투 이후에 여성들이 겪게 된 펜스룰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

성차별과 성폭력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 자체가 특권의식이라는 것을 꼬집는 통쾌한 글.


굉장히 정치적이라는 사실.

선거에서 남편이 아내의 표를 좌우한다는 것,

임신중절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루머들이 존재하는지. 

그것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하는 지를 보여준 것.


미국과 한국이 소름 끼치도록 닮았다는 데 놀랐던.

어디서나 침묵을 깨야 하고, 왜 그렇게 남자들이 화가 나있는지 궁금한 것.

평평하지 않은 현실.


여성의 몸을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통제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것.


도시에 여인들은 존재하지 않고, 죽은 남성들의 이름만이 가득한 것.

오로지 몇몇의 영웅들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비판함.


그리고 기억, 연대, 어린 환경운동가들에 대한 응원의 말.

책 가득 어떠한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누군가 꾸준히 해내고 있는 것들을.


기억한다는 것. 

페미니즘의 가장 기본 원칙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내가 누리는 것들은 과거의 누군가가 싸워서

얻어낸 것이라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잊기 쉬운 것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이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연결시키는 다리가 되어주는 것.


솔닛의 시원한 말투와 시대의 변화를 반기며,

계속해서 바뀔 것이니, 너의 길을 응원한다는 편지는 


앞서 걸은 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이 아닐까 싶다.




p.10

내가 지은 성당이 보이지 않으면, 관점과 개념으로 만들어진 그 건물이 보이지 않으면, 내가 그 안에 살고 있으며 그 건물을 이루고 있는 개념들이 실은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편견과 사고를 분석하고 반박하고 생각을 바꾼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잊는다. 

...

잊는다는 건 그 과정이 얼마나 힘겨우면서도 가치 있었는지, 그 의미가 어디까지 퍼졌는지를 인식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뜻이다.


p.14

사회적 변화가 역사적인 흐름이었지 똑똑한 개인들의 자기 확신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

이 모든 건 사실 일, 노동이었다. 편견과 가정을 거부하는 언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적 노동이 필요했고 우리 중 어떤 이들은 위로 끌어올리고 어떤 이들은 아래로 내릴 때 이런 힘이 필요했다. 


p. 16

2017년 10월 미투 운동이 분수령이 되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드디어 말을 하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 아니었다. 드디어, 늦긴 했지만, 이제야 사람들이 귀를 열고 듣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전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말을 해왔다. 


p.34

가해자는 자기 손으로 자신의 밝은 미래를 망쳤을 뿐이지만 젊은 여성에게도 똑같이 전도유망한 미래가 있다는 말은 왜 하지 않는가. 


p.47

힘은 무지에서 올 수 있다는 명제는 그다지 명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힘 있는 자들은 스스로를 망각과 무지라는 막으로 감싼 채 타인의 고통을 회피하고 그 고통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믿는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조금 안다. 

...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성폭행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여학생들은 숨도 쉬지 않고 길고 긴 목록을 나열했지만 남학생들은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었다.


p.52

다만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점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면서 힘 있는 자들이 더 이상 눈을 돌릴 수가 없게 되었다. 높은 사람들의 의도적인 무지는 물이 넘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댐이었다. 여성의 지위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면서 섬바디와 노바디 사이를 오갈 때 댐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정보가 급류처럼 쏟아졌다. 그동안 침묵했던 이들의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p.73

구분한다는 것, 더욱 명확하게 보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저항이 된다. 올바르고 공정한 뉴스 기사들을 지지하고 읽는 것도 저항에 해당된다.

...

확고함과 견고함은 저항의 열쇠이며 내가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믿는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게 한다.


p. 86

바로 아내를 협박하고 조종하고 침묵시키는 남편들이다. 집집이 문을 두드려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는 전국의 방문 선거 운동원들에게 여러 차례 들은 이야기가 있다. 아내는 이번에 우리 부부가 누구를 뽑아야 하느냐고 남편에게 직접 묻기도 한다. 그 말을 하는 이들은 대체로 겁을 먹은 얼굴이다. 


p.90 에밀리 반 듀인(Emily Van Duyn) 인용

많은 여성들이 정체를 숨긴다.... 그들이 경험하는 공포와 위협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과연 안전한지 질문하게 한다. 진정 자유로운 민주주의라면 국민은 누구나 보복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여성들이 정치적 입장을 철저히 숨기면서 비밀리에 활동한다는 사실은 자신의 정치성을 당당히 밝힐 수 있다는 것 또한 이제 특권일 수 있다는 점, 지역사회에서 겉으로 드러난 모습들, 예컨대 마당의 표지판과 범퍼 스티커가 이야기의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을 되돌아보게 한다. 


p.92

당시 참정권 운동이 왜 그렇게 급진적인 일로 여겨졌을까? 여자도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은 곧 우리 여자들이 공적인 삶에서 동등하고 독립적인 참여자여야 한다는 주장이었고 우리의 이득과 우리 자신을 위해 행동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었다. 


p.103-104

임신중지법에서 강간으로 인한 임신은 예외로 한다는 헛소리는 곧 성폭행 피해자가 임신을 중지하기 위해서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성폭행 유죄가 선고될 확률이 얼마나 낮은 지를 고려하면 또 이 법적 증명이 얼마나 답답하게 진행되고 피해자의 사생활을 침벅하고 적대적인지를 생각한다면, 아마도 법적 절차가 종결할 즈음이면 그 태아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갈 나이일 것이다. 


p.108-109
생식권은 여성이 전성기라 할 수 있는 기간에 공적인 삶과 경제생활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며 남성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신체 결정권을 소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권리다. 나는 일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임신 중지를 몸서리칠 정도로 증오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결국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가 여성에게 남성과 동일한 결정권과 자유를 주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p.116
여성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신경 쓰지 않는데 그동안 여성의 사실은 간편히 제거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미투라고 부르는, 정의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던 이 긴 여정에서 관건은 과연 여성도 사실을 관철할 수 있는가, 여성의 말을 굳이 듣거나 믿으려는 사람이 있는 가였다. 여성의 말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해도 그 진실이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가는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었다. 

p.120
우리는 공식적으로는 강간과 희롱과 추행과 학대를 규탄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리" 중 너무나 많은 이들이 어떤 일이 일어났는데도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의 근거는 대체로 남자들은 객관적이고 여자들은 주관적이라는 픽션이다. 

p.121
상사에게 오랜 성희롱을 당했으나, 그것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읽은 매건 갠즈(Megan Ganz) 

"그 사람이 실제로 일어난 일을 말하는 걸 들었을 때 느낀 안심이었다. 나는 꿈을 꾼 게 아니었다. 미친 게 아니었다."..."나는 나의 재능을 믿는 데 몇 년이나 걸렸다."
겐즈가 순수하게 능력을 갖추었기에 그 상사에게 칭찬과 기회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그 기회 또한 작업의 일부였는지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자주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종종 학대의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는 트라우마를 꺼내 풀어보면 언제나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의 인식과 역량을 깍아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로 인해 사회생활과 전문적인 영역에서 본인의 원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p.123 
"남성의 몰락"이라는 제목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문구는 여성의 상승을 유감스러운 일로 보게 만드는 프레임이다. 

p.125
"사자가 글 쓰는 법을 익히기 전까지는 모두가 사냥꾼을 칭송한다." 하지만 암사자가 글을 쓸 줄 알고 아무리 글을 기차게 쓰더라도 편집장들이 사냥꾼의 버전을 더 선호한다면 어찌 될까? 기본적인 조건이 암사자의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고 사냥꾼의 책임을 회피시켜주는 것이라면?

p.134-5
5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위한 프로젝트에서 미투 운동이 성과를 낸 건 단 한해뿐이었습니다. 한 가지 기준으로 보면 50년 중 한해이고 다른 기준으로 따지면 180년 만에 한 번이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중요한 이유는 이 모든 것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대상은 수천 년 이상 지속된 가부장제라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아직 모든 것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점이 우리가 많은 것을 바꾸어왔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지는 못합니다. 
...
당신이 이 역할을 원치 않았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당신은 앞으로 나서야 할 의무를 느꼈고 나와서 말을 시작했습니다. 

p.138 
우리의 생명이 걸린 문제를 이야기할 때조차도 여전히 남자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남자는 아닐지라도 여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만큼은 충분히 많은 남자들이 그렇다. 

p.141
페미니즘은 계속해서 이 침묵을 깨려고 노력해왔고 침묵을 깨고 있다. 

p.146
셀 수 없이 많은 여성들이 트라우마나 협박으로 인해, 평가절하와 배제로 인해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이었다면, 우리가 공포 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면 이 세상은 아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달랐을 것이다. 

p.151
여성의 시점에서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읽으면 이라크 야지디족을 박해한 이슬람 무장 단체 ISIS와 크게 다르지 않다.

p.153
그는 여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하거나 반항하지 못하게 한 다음 성관계를 했다. 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사람, 다시 말해 의식이 없는 대상과 섹스를 하고 싶어 할까? 이 이상한 사람들은 누구란 말인가. 아주 많은 남자들이다.  

p.162-163 데더러
어쩌면, 여성 작가인 당신은 자살을 하거나 아이를 유기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포기했을 것이고 돌보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한 권 끝내고 나면 바닥에 떨어진 작은 부스러기들이 보인다. 깨진 데이트, 깨진 약속, 깨진 만남. 이보다 더 중요한 항목도 놓쳤다. 아이들의 숙제를 확인해주지 못했고 파트너에게 전화하지 못했고 배우자와 잠자리도 못했다. 책을 위해서는 그 같은 일상의 일부가 깨져야만 한다. 

p.167
대체 남자들은 왜 그렇게 화가 나 있을까?

p.173
여성은 반발할 일 투성이지만 실제로 반기를 들면 처벌이 따르는 세상에서 산다.
...
체말리의 관찰에 따르면 여성이 분노를 표출하면 "그 여자는 자동으로 젠더 관습을 거역한 셈이 된다. 그 여성에겐 더 강력한 제재가 들어오며 적의를 품은 사람, 신경질적이고 무능하고 비호감인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만약 그 여성이 점잖고 차분하게 젠더 폭력이 어디에나 있다고 말한다면 어떨까? 그렇다 해도 여전히 비난받고 성난 사람으로 분류된다. 

p.176
"나는 지치고 짜증 나는 데에도 지치고 짜증 난다." _ Fennie Lou Hammer

"내 분노 밑에는 깊은 슬픔이 깔려 있다." _ Alicia Gaza

p.180
"나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을 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오해하지 않게 되기까지 4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_ 쿠엔틴 타란티노의 학대를 견딘 우마 서먼 

p.185 
나는 여성으로 사는 것의 많은 부분을 사랑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것이 나를 옥죄는 감옥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고 때로 이 감옥을 박차고 나가면 어떨지 상상하기도 한다. 

p.188
지금 와서 돌아보면 어머니는 자신이 갖지 못했던 기회를 내가 가졌다는 이유로 화가 나 있었고 어떤 면에서는 나의 직업이 어머니의 돌보미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보았다.
...
"아들은 결혼하면 남이고 딸은 언제까지나 딸이다." 어머니의 기대 안에는 이런 함의가 숨어 있었다. '나는 내 평생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했어. 그러니 너는 나한테 희생해.'

p.195
여성들은 그저 남자들의 겁박과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성이 되고 싶을 때도 있고 많은 여성이 그렇게 해왔다.

p.196
이것은 당신이 느끼는 자유의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 최소한도로 말해서 그렇다. 

p.199
이 세상은 평평하지 않다. 걸려 넘어질 돌부리도 여전히 많고 새롭게 발견할 공간도 있다.


p.218

"웃고 다녀요." 남자가 이렇게 요구한다면 그는 짧고 간결하게 당신을 소유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 남자가 보스다. 당신은 그 남자 말대로 해야 한다. 당신의 얼굴은 당신의 인생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인생을 보조해주기 위해 있다. 그는 누군가이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 


p.221

죽은 남자들의 이름이 살아 있는 정체성이 되어 뉴욕 위를 떠돌고 있으며, 서구 사회의 다른 주요 도시들도 대부분 이런 식이다. 거리, 건축물, 공원, 광장, 대학교, 기업, 은행에 남자의 이름이 붙어 있다. 남성들은 도시의 수많은 조형물과 동상이기도 하다.  

...

여신상은 대체로 상징이며 개인이 아니다. 어머니이고 뮤즈이고 장식품이지 대통령은 아니다. 


p.223-224

가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액션 영화, 예를 들어 왕호 장룡이나 헝거 게임 등을 보고 나오면 나는 급속 충전된 기분 초인이나 천하무적이 된 기분을 느낀다. 

...

언제나 그랬었다면, 내가 과연 어떤 기분으로 살았을지 궁금하다.

...

내가 만약 청소년기에 도로명이나 건물명이 여성인 도시를 거닐었다면, 기념물 다수가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강하고 성공한 여성의 이름이었다면 나 자신과 나의 가능성에 대해 어떤 인식을 품었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p.225

중요한 업적을 세운 여성들은 잊히거나 이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여성에게 누군가가 되는 일이 허락되지 않았다. 어떤 젠더의 영웅들은 조용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일어섰다. 어떤 이들은 돋보였다.


p.228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을 뛰어넘기보다 그 사람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변화는 한 사람의 행동이 아닌 공동 작업에서 비롯된다.


p.230-231

나는 개인이 잘 살아가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비개인적인 일에도 관심이 있다. 

...

반면 달리아가 다음 책에서 하고 싶었던 건 이제까지 인정받지 못한 다른 여성 변호사들의 별자리를 그리면서 지형을 넓히는 일이었다.

...

긴즈버그라는 한 개인을 상찬 하는 방식은 한 명의 초월적으로 우월하고 예외적인 개인, 권력의 정상에 있는 개인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한다. 다른 변호사들의 업적을 서술하는 것은 힘이란 분배될 수 있으며 전국의 수많은 법원에서 내린 판결과 그 판결을 얻어낸 변호사의 노력, 그리고 그 변호사를 지지한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한다.


p.235

최근 출시된 산후 우울증 신약에 관한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을 들어보자.


엄마와 여성 운동가들은 이 신약이 미국의 엄마들이 받는 더 큰 고통을 외면케 하는 일회용 밴드는 아닐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보육비 지원, 유급 육아휴가, 출산 시와 산후에 산모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료보험 같은 정책의 도입이 산후우울증 발병률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p.236

우리가 당면한 거대한 문제들은 위대한 영웅 한 명이 해결할 수 없다. 그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다양한 사회 운동과 각 종 단체와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p.237

툰베리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은 그녀가 일어나 기후변화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하기 전에 존재했던 훌륭한 젊은이들을 흐릿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의 말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응답했기 때문이고 우리가 응답했던 부분적인 이유는 언론이 툰베리를 이전의 활동가들보다 더 조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p.245

현재란 현재 살아 있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이다. 


p.249

1916년에 태어난 여성이 1814년에 태어난 여성을 찬미하는 이야기를 2015년에 들으면서 나는 현재가 실은 얼마나 길게 펼쳐질 수 있는 것인지를 명징하게 느꼈다.


p.251

과거에는 인종, 젠더, 어린이, 연령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일정 세월을 산 사람이라면 반드시 급격한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겪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과거라 여기는 것이 그렇게까지 과거도 아니다. 나는 지금도 어렸을 때 노예로 태어난 사람들을 직접 본 적이 있다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을 통해 잔혹한 현실이 멀고 먼 옛날로 치부할 만큼 동떨어진 과거가 결코 아님을 확인한다. 


p.256

과거와 현재가 이토록 상이할 수 있고 모든 것은 변할 수 있다는 믿음 앞에서 나는 종종 형언할 수 없는 해방감을 느낀다.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는 사실을 알기에 자유롭다.


p.261

무언가 심오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동상과 명칭은 그 자체로는 인권도 아니고 약자를 위한 공평한 기회도 아니다. 그러나 이 기념물들은 도시 조경의 중요한 요소이고, 시민들에게 누가 중요하고 누구를 기억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기능을 한다. 조형물은 우리 상상력의 소재가 되고 과거를 보는 시각을 형성하며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고 현재 누구를 높이 평가하고 누구의 말을 경청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p.271-273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책을 요구하는 등교 거부 시위를 한) 어린 기후 운동가들에게


어른들은 변화란 예측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한 발자국씩 바꾸는 것만 가능하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가끔은 허락이든 다른 그 무엇이든 구하지 않아도 돼요. 여러분이 이미 힘을 갖고 있고 여러분 스스로가 어떤 문을 열지 결정하면 됩니다. 즉 우리가 함께 일어나면 그 어떤 것이든 가능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한 일이 바로 그 행동입니다.

... 

모든 것이 실처럼 연결되어 있고 우리 행동의 결과가 지금 당장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

변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온다는 것입니다. 힘은 우리 대부분 어디인지도 모를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누군가의 손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나는 툰베리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알지 못했고

...

선한 일은 중요합니다. 이상에 따른 행동은 중요해요. 다만 왜 중요한지는 언제나 명백하지 않고 언제나 즉각적이지도 직선적이지도 않습니다. 


p.276

나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는데, 일이란 우리가 일으켜야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p.277

오늘 여러분은 현재를 가로질러 흐르는 힘과 가능성이며 이는 사막에 흐르는 강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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