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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Jul 14. 2022

히피 Hippie

파울로의 지극히 개인적인 여정

#히피 #파울로 코엘료 




한계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오는 것이며

알게 된 순간, 머무르게 만드는 것인 것 같다.


이전에는  그 한계를 부수고 싶었다. 

대체 왜 한정 지어져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답답했다.

타인의 고정관념을 부수어 민망한 표정을 볼 때는

통쾌함을 넘어서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다양성이 좀 더 넓어지는 것이려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책에서 마리가, 히피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는 기자에게

자신이 즐겨보는 철학자의 책 제목들을 나열하고, 정치학과 휴학생임을 강조할 때

책에는 기자의 수치심만 언급되어있지만 마리는 무엇을 느낀 걸까. 

복수심이었을까, 희열이었을까, 지겨움이었을까.

 

지금의 나는 진절머리에 가까운 듯싶다. 

지긋지긋하다.

어떻게 참아온 것일까.

하지 않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깐

느껴지는 허탈감은 무엇을 위해서 그동안 버틴 것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아마도 끝냈으니깐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그래도 여전한 공허감을 

히피들의 여행과 사랑의 선택들을 구경하며,

잠시나마 채울 수 있었다. 


자유분방하다고 하는 히피가 궁금하여 집어 든 책인데

68 혁명의 시대에 살던 여행자들의 이야기였다.

 

왜 코엘료의 책을 그토록 좋아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내가 떠나길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가 풀어내는 여성성의 강인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p.51-52

  그는 사람들이 나치 강제수용소의 가스실로 향하면서, 또는 잔디에 늘어놓은 총살당한 주검들을 지나 커다란 구덩이 앞에 줄지어 서면서, 어떻게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 어떻게 도망치거나 학살자들에게 덤벼들려고도 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 늘 의문이었다. 

  답은 매우 간단했다. 거대한 공포가 생각을 마비시킨 것이다. 

...

  어쩌면 과거의 망령들을 완전히 몰아내는 방법은 그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보는 것이리라. 


p.71

  일 년 반 전의 공포를 되짚어본 후 그는 많이 차분해졌다. 모든 일을 두려움 없이 맞서고, 그저 인생에 일어날 수 있는 사실로 단순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듯.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선택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p.101

  그들은 이 여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곳에서 나체는 처벌이나 비난의 대상이 아니었다. 각자가 자기 몸의 주인이었고, 각자의 몸은 각자 알아서 할 일이었다.


p.115-116

  스스로를 믿는 사람은 타인도 믿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배신을 당하더라도-그런 때는 언제든 오기 마련이고, 그저 살다 보면 겪게 되는 일일 뿐이다-스스로를 지켜낼 힘이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건 그것이다. 


p.163

  하지만 파울로는 순응해야 할 터였다. 산다는 건 곧 순응하는 것이다.


p.219

  "... 난투극도 불사할 것 같았어. 하지만 그랬더라면 결과가 좋지 않았겠지. 우린 순례자들이지 이 땅의 주인이 아니야. 우리의 운명은 다른 이들이 우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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