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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Jun 03. 2024

걷는 존재

걷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걷는 존재 52 Ways to Walk #애나벨 스트리츠 Annabel Streets




요새 허리가 너무 안 좋아서 최대한 눈뜨고 근력운동을 한 후에 바로 산책하러 나가려고 한다.

오늘은 ㅎ 실패했지만, 

이런 날은 공부하다가 오후나 저녁쯤에 30분이라도 꼭 걷는다. 


그래서 그런지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 조금 있다. 

그때보다 많이 자고 덜 앉아있지만, 

허리 통증과 매일 걷는 것이 그 시절을 상기시킨달까. 


10년 전에 나는 열심히 살았다.

대학원 시절도 최악이었지만, 

고3으로 돌아가라면 더 못 한다. 

중학교 때 교통사고 이후로 허리 통증이 심했고,

오래 앉아있던 고등학교 때는 훨씬 심해졌으니 내게 방법은 없었다.


공부는 해야 했기에

운동을 해야 했다.


4-5시간 자면서, 야자 시간이나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운동장을 걸었다. 

점차 체력이 붙으면서 운동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때는 뛰었다. 

그 당시에 용어를 몰랐지만 

이미 나는 미라클 모닝을 하던 사람이었다. 

기숙사 2년 반을 그렇게 보냈고,

사감을 견디다 못해 나간 고3 마지막 학기는 6시 반 첫 차를 타고 통학을 했다.

첫 차를 타도 20여분을 걸어야 했다.


아마도 오랜 시간 앉아있던 자세와, 

고3 특유의 스트레스로 인해서 통증이 더 심했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었다. 

어떻게든 운동도 하고, 

보충 시간을 빼서 한의원을 갔고,

허리가 심하게 아픈 날은 그냥 하루 종일 서서 수업을 들었다. 

요가 자세도 하고, 스트레칭도 틈틈이 하고 

그래도 결국 통증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수능 때 근육이완제, 진통제를 먹고 파스를 붙이고 

시험을 봤고,

영어 때 졸릴까 봐 점심때 약을 안 먹었더니

허리가 너무 아파서 마지막 윤사 때 울면서 시험을 봤었다.


윤사가 3이 나왔고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수능에서 총 10개도 안 틀린 셈이었지만

심리학과로 인서울 하기엔 성적이 낮았다.


사실은.. 아마도

됐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찾아보고 추합도 기다려보고

전과도 생각해 보고 그랬더라면 말이다.


내 성적을 내가 정확하게 알았더라면,

근데 잘 몰랐다.

부모님도 욕심이 없으셨고 

지방 국립대를 원하셨으며

그때는 온라인에도 정보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결국 수시 쓴 1곳으로 갔고

그때도 담임 선생님께 면접 가지 말란 소릴 들었지만

어차피 갈 거면 하고 음...... 그냥 갔다.


....... 수시를 1개만 쓰다니..... 그냥 총체적으로 정말 바보 같은 선택이었달까.

공부를 그렇게.. 했는데....ㅎ

그 이후로는 항상 선택할때 장고를 하게 되었다.

언제나 더 좋은 답을 주지는 않지만

정보가 많아질 때까지 선택을 늦추는 것이 습관이 된 완벽주의자가 되었다. 


어쨌든 통증은 그 상황을 피하게 한다.

재수의 여건도 안 되었지만,

재수든 반수든 편입이든 내 머릿속 선택지에 없었다.


왜냐하면, 시험을 본다는 것은 오래 앉아서 공부해야 함을 의미했다.

최악인 허리 통증과 계속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대학 공부는 매일 12시간 이상을 앉아 있진 않았으니까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나였기에

허리 통증은 많이 완화되었다.

또, 중간에 다녀온 워홀에서 농장 공장 일도 했었기에

체력도 좋아졌었다.


다만, 그렇게 이것저것 하다 보니 

걷기와 멀어졌었다.


대학원생이 되니,

다시 걷게 되었다.


집에 있는 사이클 기계를 탔지만,

주말에 카페에 공부하러 나오면 꼭 공원에서 30-40분은 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 그 시간이 있었기에

걸으면서 울어도 보고, 전화도 하고,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냥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

공원의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흘러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


그렇게 졸업 후 

작년에 병원시험공부를 할 때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서 자주 걷지 않았다.


대신, 원래도 거의 매일 복근이랑 근력 운동을 했는데

아침 루틴에 몇 가지 스트레칭과 필라테스 동작들을 추가해서 매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의아하게도 고강도도 아니었고 

정말.. 하루 종일.... 앉아만 있었는데도 허리가 괜찮았다.

대신, 손목이랑 목이 안 좋았었지만.


그리고 올해

심리학을 버리기로 하고

한동안.... 운동이고 나발이고 안 했다.

이렇게 뭐든 하고 싶은 게 없어본 적이 평생 없었는데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급격하게 

목 허리 통증이 심해진 것이 3개월 정도 되었다.

작년의 여파일 수도 있고,

살이 쪄서 일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안 한 올해 초반의 여파일 수도 있다.


그래봤자 2-3kg지만,

내 몸은 참 예민하달까 ㅎ


그리고 약 한 달째 갑자기 일이 생기면 못 걷지만,

거의 매일 눈 뜨고 간단한 근력 운동 후 꾸준히 걷고 있다.

지금도.. 허리 아파서 서서 쓰고는 있지만 ㅎ 


일단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걷기 일지를 써볼까 생각했지만,

꾸준히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보류상태다.

사실 굳이 매일 체크를 하지 않아도 걷고 난 후에 기분이 더 좋다는 것은 그냥 안다.


아침에 눈 뜰 때 

'난 지금 뭘 하나, 그때 그냥 눈감고 했어야 했나, 난 왜 노력의 성과를 맺지 못하나, 뭐가 문제인가' 같은 상념과 깨는 데 이 때 기분이 아주 안 좋아지면서, 그냥 누워있고 싶어 진다.

그러지 않고 일어나서 나가면

상쾌한 공기도 좋고,

새소리도 좋고,

오늘 일어나서 나온 나도 좋고,

어제와 비슷하지만 다른 식물들도 좋다.


그렇게 효능감도 오르고, 기분도 좋으니

3주쯤 전 이 책을 발견하고 매우 신이 나서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읽은

비문학은 사랑스러웠다.

오랜만에 소장하고 싶어 졌달까.


52가지의 걷기 방법을 소개하는 이 책은

걷기를 사랑하는 저자가 매우 쉽고 간단하며

"과학적 연구"들을 참조해서 짧게 챕터를 구성하고 있다.


이렇게 쉽게 읽히며 

참조하는 연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명확히 알고 있는 글을 읽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게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EMDR의 원리를 설명한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EMDR은 안구운동 둔감화 및 재처리 기법으로 PTSD 환자들의 증상 완화를 위해서

훈련받은 치료자들이 환자들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흔드는 치료법이다.

특강이나 강의를 들을 때도 그 원리에 대해서 명백하게 설명해 주는 것을 듣지 못했는데

이 책에 알게 되었다. ㅎ


대개의 강의는 정확한 원리는 알 수 없으나, 주의가 분산됨으로 공포 및 불안 반응이 완화된다는 식으로 설명했었다. 이 책에서는 걷기의 효과와 같이 확장된 파노라마 시야로 인해서 이완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 책의 수많은 인용 연구 중의 다수가 심리학의 건강 및 웰빙 연구인데 참..ㅎ

뭐랄까. 어디나 붙일 수 있는 연구다 싶기도 하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건 저런 재밌는 연구였는데 싶기도 하고 묘했다.


걸으면 명백하게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


요새의 나는 매번 걷는 공원 길이지만,

아프가니스탄 호흡을 하면서 걷기도 하고,

뒤로도 걷고,

어느 날은 꽃에 초점을 두고,

어느 날은 멀리 산을 보기도 하며,

닦여진 길로 걸을 때도 있고,

잔디 사이를 이동하면서 걷기도 한다.

또 걷는 중간중간에 속도를 빠르게 하기도 하고,

종종 뛰거나, 달음박질도 한다.

특히 비 오는 날에 걷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비가 오면

평소와 냄새도 공기의 무게도 달라지고 

또 공기 중 미생물도 풍부해진다니 

왜 걷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아침 새소리를 듣는 게 좋다고 해서

소리르 들어보려고

이어폰을 뺐는데

생각보다 고요해서 

이제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분다 싶으면

바로 이어폰을 뺀다.

도시의 소음이  조금 약화되는 기분이랄까.


같은 공원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매일의 아침이 혹은 산책 시간이 기대된다. 

그것만으로도 걸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ps. 부모님은 이길 수가 없다.

이미 오래전부터 매일 걷고 등산하시는데..ㅎ

나보다 더 오래오래 사실 것 같달까.

결국 '나가서 좀 걷기라도 하라'던 부모님 말이 맞았다.


또, 바로 옆에 공원이 있는 곳에서 사는 나는 얼마나 행운인가.

아니었다면, 정신과 약을 몇 년은 더 먹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챕터의 글들이 다 좋았지만, 모든 것을 옮겨 올 수가 없기에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이미 걸으시는 분들이나, 허리 통증에 걷기를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추천한다. 






p.38

  걷기, 인사, 미소 짓기는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안토니아 말치크가 『걸으며 사는 삶』에서 말했듯 걸으면서 타인을 인지하고 인사를 나누는 행위는 역사적으로  인류 사회 자본을 구축 하기 위해 활용한 방법이다. 


p.42

  천천히 오래 걷는 것이 고강도로 짧게 걷는 것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한 한스 사벨베르크 교수는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p.43

  초록이 있는 곳을 걷자.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한 번이라도 일주일에 두 시간씩 식물이 있는 공간에서 보낸 사람들은 정신과 신체 건강이 좋을 가능성이 훨씬 컸다. 반면, 일주일에 두 시간 미만으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했다. 


p.57

  1987년, 의학박사 프란신 샤피로는 동네 공원을 산책하던 중 단순히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줄어들고 차분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년간 연구 끝에 그녀는 이 과정을 모방해 실내에서 치료사의 손 움직임만으로 이루어지는 심리요법을 개발했다. 안구운동 둔감화 및 재처리 요법 EMDR이라고 불리는 이 심리 요법은 외상 수 스트레스 장애 PTSD를 겪는 환자 수천 명에게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며 50개 이상의 연구에서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p.59

  고개를 뒤로 기울여 시야를 높인 채 걷다 보면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던 건물의 미세한 부분, 나무가 만들어내는 지붕, 기묘한 모양을 한 구름,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 새의 깃털이 눈에 들어온다. 휴버맨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파노라마 시야를 활용하며 시간을 보낼 때 여유로움과 이완을 크게 느끼지만, 반응 속도는 더 빨라진다고 한다. 


p.62

  40여 년 전, 과학자 리얼 왓슨은 거친 바람이 특정한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해 혈액과 온몸에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킨다는 가설을 세웠다. "신진대사가 활성화되고, 심장과 근육에 있는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동공이 확장되고,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불안한 듯 가시를 세운다."


p.64

  바람은 저항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바람 속에서 걷거나 바람 반대 방향으로 걸을 때 우리의 근육은 이를 단단히 버티고, 폐는 더욱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 바람이 뒤에서 불 때는 복부 근육이 사용되며 균형을 잡도록 돕는다. 열량을 태우고 근육을 만드는 데 강한 바람 속에서 오르막길을 걷는 것만큼 효과적인 운동도 없다. 


p.66

  일어난 후 한 시간 안에 빛을 받으면 각 세포는 적절하게 움직일 준비를 한다. 10분 정도의 산책이면 충분하다. 


p.68

  세로토닌은 수면의 질을 결정하며, 이후에 잠을 깊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멜라토닌으로 바뀐다. 기묘하게도 아침 일찍 하는 산책은 밤에 깊은 잠을 자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p.91

  혼자 걷는 것은 여러 사람이나 친구와 함께 걷는 것과 완전히 다르며, 나는 이런 시간을 꼭 가져보기를 권한다. 혼자 걷는 것은 궁극의 자유로움이다. 내가 원할 때 출발할 수 있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나에게 맞는 시간과 속도로 걸을 수 있고, 거리도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다. 눈을 이끼는 모든 길, 계곡, 산책로, 골목에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상의하거나 생각할 필요 없이 즐거움을 주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p.102

  강과 운하는 모두 평화로운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다른 사람과 이어져 있는 느낌,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는 강가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이 친구처럼 느껴지는 것뿐만 아니라, 긴 강가를 걷다 보면 강 그 자체가 우리의 친구가 되기 때문이다. 


p.103

  2020년 10월 BBC는 찬물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세계 최초의 연구를 보도했는데, 이들 모두의 혈액에서 치매 발병을 늦춘다고 알려진 '저온 충격 단백질'이 발견되었다.


p.107

  다니엘 레비틴은 자신의 저서 『변화하는 정신』에서 하이킹이 두뇌를 젊게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레비틴의 말에 따르면, 하이킹을 할 때 우리는 몸을 움직여 피해야 하는 나뭇가지, 돌아가야 하는 바위와 진흙, 눈에 띄어서는 안 되는 야생동물, 건너야 하는 길처럼 인지 능력이 필요한 상황을 계속해서 마주한다. 또, 그는 우리가 미세 조정을 수백 번씩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는데, 이는 얼마나 가볍게 착지할지, 어떤 각도로 몸을 기울여 균형을 잘 잡을지와 같이 작은 결정들을 끝없이 내려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모든 과정은 두뇌를 움직이게 하고, 기능을 유지하게 해 준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반려견이 어떻게 반응할지까지 예측하고 절충해야 할 때 이런 지형 탐색과 관련된 결정과 미세 조정이 더 많아진다. 반려견과 함께 걸으면 반려견도 생각하며 결정을 내려야 한다.


p.113

  (식물의 잎, 줄기, 뿌리, 몸통에서 생성되는 더 강력한 피톤치드인 테르피넨 관련 연구)

  d-리모넨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글루코스와 인슐린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고,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항우울제보다 더 큰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p.115

  산림욕 분야의 선구자인 리 청박사의 한 연구에서는 숲에서 3일을 보내면 자연살상세포가 최대 50%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가능하다면 매주 한 번씩은 숲에서 걸으며 시간을 보내자. 「미국 라이프스타일 의학 저널」에 실린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숲에서 얻는 효과는 일주일 동안 지속된다고 한다. 


p.119

  만약 단순한 기억력이 필요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활동적으로 걷거나 오르막을 걷는 운동을 해보자. 만약 맥락 기억(예를 들어 어떠한 생각을 떠올리며 이름과 얼굴을 연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 빨리 걷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속도로 최소 2분 이상 걷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공부하기 전, 공부하는 중(혹은 한 시간마다), 공부를 끝낸 후에 서로 다른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 이렇게 각기 다른 속도로 걸으면 다양한 기억이 활성화될 것이다. 


p.121

  「브레인 리서치」에 발표된 어느 연구는 빨리 걷는 것처럼 짧고 폭발적인 움직임이 약 한 시간 동안 집중력을 향상해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니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 동안 걷기도 시도해 보자.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 뒤로 걷기를 시도해 보자. 


p.125

  ..., 사람들이 어떤 주제에 호기심이 있으면 그보다 덜 흥미로운 주제보다 학습력과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뇌 검사 사진을 보면 호기심은 해마 활성화를 촉진했고, 그 뒤로도 오랫동안 유지되며 이후에 들어오는 정보나 기억 처리를 도왔다. 그루버는 호기심이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며 호기심이 "그 어떤 정보도 배우고 저장할 수 있는 뇌 상태를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p.127

  왓킨스의 방법을 빌려 사람이나 자연이 만든 의미 있는 장소를 가능한 한 상세한 지도에 표시해 보자. 뭐든 직선을 그을 수 있는 물건으로 처음 표시한 장소와 다른 곳을 이어보자. 네 군데가 모이면 당신만의 선을 완성할 수 있다. 그 선을 따라 걸으며 표시하지 못한 장소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특히 항공사진을 참고하면 땅에 묶인 우리의 시선에 잘 보이지 않는 흥미로운 장소, 형태, 선들을 찾아낼 수도 있다. 


p.130

  위로를 주는 음악보다 마음을 더 진정시키는 것은 고요함이었다. 게다가, 음악을 들은 후의 고요함에는 더 큰 진정 효과가 있었다. 다시 말해, 고요함은 대조적인 상황에서 강화되었다. 

...

  아무것도 듣지 않아도 되고 방해되는 소리도 없을 때 우리의 몸은 휴식을 취하고 두뇌는 새로운 뉴런을 만들기 시작한다. 고요함은 명상과 매우 비슷하게 작용한다. 


p.161

  걷기와 짐 나르기가 합쳐지면 단순히 덤벨을 들어 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운동이 된다. 우리 몸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안정성과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그동안 두뇌는 균일한 형태를 유지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무언가를 들고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최선인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팔, 어깨, 배, 코어 근육은 비튼이 준비한 것 같이 무거운 소풍 가방을 들고 걸을 때 더욱 빈틈없이 일하게 된다. 


p.164

  한 손에만 짐이 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손만 사용해도 우리의 뇌가 짐을 들지 않은 다른 팔 근육의 힘도 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오래 걸어야 한다면 등에 매는 가방에 짐을 넣자. 


p.168

  밑창이 얇고, 완충 기능이 없고, 볼이 넓은 신발을 신으면 맨발 걷기를 대신할 수 있다. 이런 신발을 신으면 완충 기능, 발아치 지지, 토 스프링처럼 잠재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현대 신발의 기능은 없이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이와 같은 신발이 맨발 걷기와 비슷하게 발 아치와 근육을 강화해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맨발 걷기를 자주 하면 발볼이 넓어져 맞지 않는 신발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알아두자!


p.198

  스티글레르는 한 걸음 당 한 번씩 세 번 숨을 들이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네 번째 걸음에는 숨을 참는다. 그리고 다음 세 걸음 은 다시 코로 숨을 내뱉는다. 그다음 한 걸음에는 숨을 들이쉬지도 내쉬지도 않은 채 폐를 비운다. 총 여덟 걸음에 들 숨 한 번(세 걸음), 날숨 한 번(세 걸음), 숨 참기 두 번이다. 이 3-1:3-1 패턴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걷기를 배울 때의 기본이다. 

  오르막길을 걸을 때는 호흡을 조절해야 한다. 나는 언덕을 오를 때 두 걸음에 들 숨 한 번, 두 걸음에 날 숨 한 번, 중간에 숨은 참지 않는 2:2 패턴을 활용한다. 발걸음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주의하며 자신의 보폭, 속도, 지형에 맞는 리듬을 찾자. 일단 익숙해지면 이 걷는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해방감을 준다. 자신의 숨이 만드는 리듬에 맞춰 걷다 보면 수평선 너머까지 언제까지고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p.244

  켈트너의 한 실험에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나무들을 본 참여자는 평범한 건물을 본 참여자에 비해 일부러 떨어뜨린 펜을 더 잘 주워주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진행된 여러 실험에서는 경외감이 소속감을 촉진해 참여자들이 서로 더 깊은 유대감을 느끼면서 불확실성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p.248

  책상 러닝머신을 활용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읽은 내용을 더 수월하게 떠올리고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책상 러닝머신에서 작업한 사람들의 과제 집중력이 더 커졌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뇌파 검사 결과는 기억과 주의력에 관련된 두뇌 부분이 더욱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p.254

  ... 밤 산책이 수면 욕구를 활성화해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미국 의사협회에서 말하듯 어둠이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요소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밤 산책이나 야간 산행은 우리에게 별빛과 달빛과 어둠을 다시 알게 하고, 익숙한 풍경을 완전히 새롭게 보여주며, 수천 년간 따라왔던 빛과 어둠에 따른 생체 시계를 다시 맞출 수 있게 해 준다. 


p.267-268

  연구는 뒤로 걷기가 허벅지 뒤 근육을 더욱 유연하게 만들어주며 자세 교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걸을 때는 몸이 살짝 앞으로 기운다. 하지만 뒤로 걸으면 척추와 코어 근육에 힘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더 곧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골반이 제대로 정렬된다. 2011년 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네 번씩 10분 간 뒤로 걷기를 했을 때 3주 만에 허리 아래쪽 통증이 완화되었다는 결과가 나온 이유일 것이다. 

...

  뒤로 걷기를 연습한 후 자신감, 체력, 민첩성, 수면의 질, 기분과 더불어 집중력이 증진되었다는 결과도 꾸준히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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