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회생활 10년 차여도 새로운 일 앞에서는, 또다시 속수무책이네.
지역도 새롭고 지역에서 하게 된 일도 새로운 이 시점에, 워크숍에 참여하게 됐다. 지금 협동조합에서 진행하고 있는 가장 큰 사업과 관련한 워크숍이었다. 제대로 된 진행 상황이나 사업에 대한 개념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직까진 뭘 하는지 제대로 모르면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을 때가 많아서, 이번 워크숍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이곳의 동료들을 일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지 않는다. 옆에 앉아 일을 가르쳐 주는 대신 궁금해하는 모든 곳을 다 보여준다. 6개월 시한부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애써 시간을 들인다. 그게 참 감동이다.
워크숍에서 들은 내용들은 앞으로의 업무에 도움이 될 테고, 마지막 강의에서 들은 말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내게 내내 잊히지 않을 말이었다.
본능에 의한 일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 그러니 다른 어떤 것보다 본능을 단련 시키는 일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개발하면 본능이 키워지고, 본능이 키워진 사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것. 본능이라는 것은 어쩐지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 그 자체로 느껴져서 개발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강의를 하는 교수님의 본능은 '요리'라고 했다. 본능을 개발하다가 결국(?) 주방 운영권을 부인으로부터 완전히 양도받았고, 본인이 속한 귀농 공동체 장터에서 요리를 선보이는 등, 계속해서 본능을 단련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 뒷자리에 앉은 국장님이 음악 얘기에 신이 나셨다.
한참이나 신이 나서 큰 목소리로 얘기하시더니, 더 크게 힘을 준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우리 다 본능을 찾아야 돼. 응? 자기 본능을 찾는 게 먼저인 거야."
여기까지 온 이상 나도 내 본능을 찾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