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니 Nov 17. 2019

05. 필요하신 분은 가져다가 드세요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퇴근하면서 집어온 복숭아 두 개를 깎았다. 

여기 온 날부터, 매일매일 복숭아를 먹고 있다. 아주 달고 맛있는 복숭아. 


공동체 밴드에 글이 올라왔다. 




본관 입구 소파 앞에 복숭아 가져다 두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가져다가 드세요.

(봉지 등은 따로 가져다 놓지 않았으니 자체 준비)

추석 전까지 거의 매일 딸 텐데 B급이 생길 때마다 가져다 놓겠습니다.

참고로 복숭아를 가져다 놓는 시간은 12시 조금 넘어입니다.




모양이 안 예뻐서 팔지 못하는 복숭아 한 궤짝이 본관 입구에 놓여 있다. 복숭아 농사를 하시는 분이 매일 궤짝을 채워 두시는 것. 각자 먹을 만큼만 가져가니 상자에 바닥을 드러낼 일이 없다. 우리도 퇴근할 때마다 오늘 먹을 복숭아를 하나씩만 챙겨 오고 있다. 근데 이 B급이라는 복숭아가 참... 웬만한 향수는 명함도 못 내밀 만큼 향기롭다. 맛은 또 어떻고. 오며 가며 앞으로도 부지런히 먹을 생각을 하니 흐뭇하다. 궤짝 근처만 가도 복숭아 향이 달큼하다. 


그런데 사실 복숭아뿐 아니다. 어제는 갑자기 전신 거울 나눔 글이 올라와서 댓글을 잽싸게 달았다. 지난주는 감자, 옥수수 나눔도 있었다. 대가 없이 기쁘게 받아먹고, 내게 있는 넉넉한 것을 또 나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맛있는 공짜 복숭아라니. 

이 통 큰 나눔이 달큼해서 책상에 앉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작가의 이전글 04. 얘들아, 이제 기회는 농촌에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