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내려와 협동조합의 블로그를 새로 오픈했다. 그동안 글을 쓰고 정리할 사람이 없어서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던 터라 여유가 생기자마자 블로그를 개설하고 꼼지락꼼지락 글을 올리고 있다.
여기 오기 전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였다. 일 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회사를 다니는 동안, 늘 글로 많이 까였다. 대표의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같았다. 결국, 그 일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을 때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여기 와서는 뭐라 써도 좋다고 해주시니 쓸 맛이 난다. 지역이라 웬만하면 다 좋다 좋다 우쭈주 해준다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이곳이 나와 결이 맞는 곳이기 때문일 거다.
한 번씩 내가 마음을 조급해 하거나 불편해할 때면 옆자리 동료가 말해준다.
"서울에서처럼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여기 내려와서 일하는 거예요."
어떤 상황이라도 릴랙스하라고 말해주는 동료,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서로 경쟁하지 않는 곳일 수 있어서 나는 여기가 좋다. 이곳에서 나는 나의 결로 더욱더 강해지고 싶다.
‘좀 세련된 워딩으로 써주세요.’라는 피드백에 '세련되게 쓴다는 게 과연 뭘까',
어딘가 조금 촌스런 나와 어울리지 않는 고민을 하던 때에 비하면 지금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