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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 Jul 31. 2020

다름에 대한 존중

배 속에 아기 있어?!

배 속에 아기 있어?!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은 화들짝 놀래며 물어보았다. 한국사회에서는 결혼을 빨리 하는 것 같을 때 꼭 물어보는 인사치레인 것 같다.

나는 작년 봄, 3월에 결혼을 했다. 26살 빠른 나이에 결혼을 공표했기 때문에 아기의 존재 유무에 대해 다들 관심을 보였다. 결혼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부모는 될 마음이 없었던 나는 그런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매우 난감했다. 그리고 결혼한 지 1년이 넘으니 이제는 당연한 듯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아기 소식 언제 들려줄 거야?"

"왜 아기 소식이 없어?"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면 속으로 생각한다.


'낳으면 제 아기 대신 키워주실 건가요?'

'금전 지원해주실 건가요?'


"나는 아직 낳음에 대해 두리번거리는 중이다."
[엄마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최지은 저] 중에서

책을 읽다 문득 내 마음의 상태를 확인한 문구를 찾았다.

아동과 관련된 직업군에 있으면서 이전에 비해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아이로 인해 또 다른 행복이 생길 수 도 있겠구나. 하지만 내가 ADHD진단을 받은 후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은 커졌다.

또한 요즘은 부모님의 교육만으로 아이들의 인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지금이 좋다. 결혼을 통해, 오빠를 만나 진심으로 행복을 얻었다. 지금도 난 감사함이 절로 들만큼 충분히 행복하다.


 결혼 다음 순서는 출산인 양, 사람들은 출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내게 재촉할 때면 내가 지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아이들이 좋고, 치료사로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게 보일 때 성취감이 들고 행복하다. 그렇지만 내가 출산을 꼭 해야 하는 확신을 주지 않는다.


솔직히 좋은 부모가 되겠다고 결심해서 생기는 아이도 있지만 어쩌다 보니 부모가 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왜 아기를 낳지 않으면 철이 안 들었다고 성인이 아니라고 일부 사람들은 생각하는 걸까? 물론 아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로 하게 되고 아이가 생기기 전에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들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아이가 있든 없든 모든 각각의 삶을 존중해주고 이해할 때 사람은 성장과 성숙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끼지만 사회는 조금씩 변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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