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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안한 제이드 Jul 02. 2024

셀프비난에서 벗어나려 노력 중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1. 

2024년 상반기가 지나갔다. 상반기에는 참 바쁘게 보냈다. 사람이 만나고 싶어서 트레바리와 넷플연가의 온갖 모임에 신청했다가, 결국 사람을 사귀지 못할 것을 예감하고 우르르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어 회화 학원에 몇 개월 다녔다. 그래픽 아트워크 작가님에게 포토샵을 배웠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하는 소설 강의를 두 개 수강했고, 새로운 소설 한 편을 완성했다. 출판 관련 강의도 들었다. 책도 읽었고 영화도 봤다. 이 모든 것들을 9-6시 월~금요일 출근을 병행하며 해냈다. 스스로에게 칭찬해 줘야 마땅한데 어쩐지 7월 1일의 나는 힘이 하나도 없다. 왜긴 왜야. 회사 때문이겠지. 


2. 

회사에서의 나는 여전히 분노와 체념을 오가는 상태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이래서 그런 것 같다. 회사에서의 나는 지금 일명 '조용한 퇴직' 상태로 살고 싶다. 딱 나한테 주어진 일만 하고, 그 주어진 일도 최소한의 노력만을 투여해서 하고 싶다. 그런데 회사의 윗분들은 여전히 아래 직원들이 열정!열정!으로 일해주길 바라고, 자진해서 안 해도 될 일도 해주길 바라며, 회사의 성과(또는 본인 스스로의 성과)를 위해 주어진 일 이상의 일을 더 해주기를 바란다. '조용한 퇴직' 상태의 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피곤하고 짜증 날 뿐이다. 옛날엔(라떼는 마리야) 나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열심히 일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최소한의 긍정적 피드백이 돌아왔었다. 상사의 칭찬, 인정, 도움 같은 것들(금전적인 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 게 조금이나마 있다면 나같이 노예근성을 타고난 직원은 말려도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뭘 해도 그저 빼먹기만 하고 내 업무를 인정해주지 않고 피드백이랍시고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는 상사와 같이 있을 때는? 내가 무엇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인가? 나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여기에 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퇴사를 꿈꾸는 것이겠지.


3.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만 있다면. 그러면 내가 부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낸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버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4.

내일 연재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나 스스로도 모르겠다. 지금은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내일은 좀 괜찮을지도? 내일의 나 파이팅. 셀프비난에서 좀 벗어난다면 쓸 수 있을 것이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자기혐오로 점철된 지금 같은 타이밍에는 쓸 수가 없다...


5. 

이런 답이 없는 블로그 같은 글을 브런치에 게시해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가끔은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날도 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이 글도 올리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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