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함께한 지중해 크루즈 여행
우리는 배 타기 이틀 전 로마에 도착했다.
밤 9시가 넘었을 무렵, 예약해 둔 밴을 타고 바티칸 지역에 위치한 숙소로 옮겼다. 사진, 리뷰 등을 폭풍 검색한 끝에 예약한 숙소는 독채 형태의 에어비앤비였다.
이번엔 내 몸 하나가 아닌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아,, 괜찮아야 될 텐데 라며 마음 졸이기도 했다. 10년 전 늦은 밤 엄마랑 세부에 도착했을 때, 마치 어딘가 끌려온 것만 같았던 숙소의 기억 때문일까.
두근두근 문을 열었다.
에어비앤비 숙소 거실 (사다리의 비밀은 글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숙소에서 보이는 뷰 | 거실에서 문을 열면 나오는 침실, 그리고 장시간 비행 피로를 풀고있는 엄마
성공이다
다행히도 검색했을 때와 동일하게 깨끗하고 쾌적해 보여 안심할 수 있었다. 장거리 비행의 피로가 몰려온 엄마는 조금만 쉬다 올게요~~라며 잠시 침대에 누웠다. 엄마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나는 저녁거리도 살 겸 첫날의 설렘을 만끽하러 밖으로 나섰고 이탈리아에 처음 와본 아우라를 풍기며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동네는 깨끗했고 무엇보다 안전한 느낌이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직 영업 중인 바와 레스토랑도 있었다. 몇 번의 구글 검색과 함께 슬쩍 곁눈질로 스캔을 거친 후에 들어간 Tacito.
이탈리아에 왔으니 트러플 파스타와 피자를 골랐다. 엄마랑 여행 첫날을 기념하기 위한 와인도 같이 테이크 아웃을 했다. 노곤해 보이는 엄마를 굳이 깨워서(매우 효녀인 편) 짠을 하고 저녁을 즐겼다. 그리고 우리는 꿀잠을 잤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Tacito.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 숙소로 갖고 와서 즐긴 늦은 저녁 식사와 짠~
아침에는 이런 모습이다. 이국적인 창문 밖으로 비치는 핑크색 건물, 카푸치노 크림을 얹은 하늘, 하얀 커튼을 타고 들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지금까지도 편안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순간이다.
모닝커피를 한잔 하고, 이른 아침시간이지만 여행의 묘미인 모닝 술! 어제 남은 와인으로 다시금 짠! 을 외치며 슬기로운 하루를 시작했다.
로마 여행을 앞두고 숙소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을 위한 에어비앤비 소개
에어비앤비는 크게 집 전체를 쓰는 '독채'와 방 하나를 빌리는 '개인실'로 나뉜다. 그리고 집을 빌려주는 호스트(집주인)들 중에서는 에어비앤비 자체에서 오랜 경험과 높은 평점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슈퍼호스트가 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독채 타입의 디자인 아파트다. 슈퍼호스트 Edoardo E Silvia 가 운영하는 곳인데 전체적인 리뷰가 좋아서 선택했다. 상냥한 부부는 우리의 도착시간에 맞추어 건물 앞 도로까지 마중을 나왔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짐 옮기는 과정을 도와주었다. 시설 소개와 묵는 기간 동안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했다.
우리는 2인이 묵었지만, 인원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최대 4인까지도 투숙이 가능하기 때문에 커플 및 가족 단위 모두에게 적합한 숙소다. 위에 사진 속 사다리를 보면 정체가 궁금할 수 있는데, 그 위로 올라가면 다락방 침실이 나온다. 비밀 로프트인 셈이다. *메인 침실은 별도로 있다.
19년도 기준 지불한 숙박비 총액은 청소비, 수수료, 세금을 포함해서 1박 기준 약 16만 원이었고, 24년도 기준 9월로 검색을 해보니 1박 기준 약 150~200유로다. 최근 유로 환율이 ㄷㄷㄷ 상당히 높은 영향을 받아 원화로는 약 20만~29만 원 선이다. *2인 1실 기준, 1 객실당 비용
전체적인 평
로마 호텔들의 물가(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3성급 호텔도 1박 기준 최소 150유로 이상인 점), 안전한 동네 분위기(로마 프라티 Prati 지역), 도보 거리의 바티칸 접근성, 근처의 예쁜 카페와 스시롤을 직접 만드는 마트, 감각적인 디자인과 쾌적함을 모두 갖춘 숙박 시설, 간단한 취사까지 가능한 점, 넓은 욕실과 아름다운 창가 뷰, 슈퍼호스트의 전문적이고 친절한 응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숙소다.
에어비앤비 숙소 소개 페이지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나오는 로프트 다락방 침실 에어비앤비 숙소가 위치한 Prati 지역 (핑크색 표시)을 포함한 로마 지도. 바티칸 인근이다.
"성공적인 에어비앤비 숙소 찾기"를 위한 검색 노하우
1. 예산이랑 날짜, 개인실 or 독채, 슈퍼호스트 등 필요 항목을 필터로 선택한 뒤 1차로 리스트업 한다.
2. 다만 첫 단계에서 너무 많은 필터를 설정하면 한 번쯤 살펴볼만한 곳도 걸러질 수 있기 때문에 필수 조건을 넓게 설정하고, 하나씩 줄여가는 걸 추천하고 싶다.
3. 에어비앤비와 호텔의 다른 점은 호스트가 숙소를 관리하고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지와 체크인 과정이 순조로운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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