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 해골물 이야기에 버금가는 어린시절 간식경험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습니다만
어린시절 유원지를 가면 초입에 늘 솜사탕과 번데기와 고둥을 파는 손수레가 기다리고 있었다. 슈퍼 바겐행사 전단지 종이를 균등하게 잘라 켜켜이 쌓아두고 고사리 손으로 현금을 내밀면 고둥과 번데기를 돌돌 고깔처럼 말아 한가득 종류별로 담아 주셨던 기억이 난다. 고둥은 아래 뿔이 뚫려있어 쓰흡-하고 들이마시듯 마시면 손톱보다 작은 양의 고둥이 입안으로 쏙 들어왔다. 약간의 고소한 맛과 함께 바다내음을 가득 머금은 짭짤하디 짭짤했던 고둥.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벌레들은 덥썩덥썩 잘도 잡으면서도 유독 무서워하는 것들 중 하나가 쥐와 애벌레인데 번데기를 그렇게도 잘 먹었더랬다.
아는게 힘인지, 아는게 많아지면 더 겁이 많아지는 건지 나이가 들면서 종종 드는 생각이다. 애벌레의 존재와 번데기는 단한번도 동일시 해 본 적이 없다. 애벌레는 길가에 기어다니면 "으이이이이-익!"하고 세상 놀라면서도 죽지나 말라고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주워다가 휙 하고 풀숲에 던져놓는게 최선의 행위였다. 그런 내가 원효대사 해골물마냥 번데기는 냠냠 잘도 먹었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한 점.
아무쪼록 이미 머릿속엔 나미비아의 맛집들을 떠올려보며 남들 다 가는 곳도 좋지만,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식은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이다. 그래서 찾아보니 꽤나 재미난 검색결과들이 나왔다. 대략 열세가지 정도의 메뉴들이 구글 검색창을 블라인드 펼쳐지듯 나열이 되어있었다. 하나하나 눌러보며 어떤 음식인고 하고 찾아봤더니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음식들이 꽤나 있었다.
왜인지 익숙한 걸 꼽으라면 1) 육포 2) 소(꼬리 혹은 갈비)찜 / 감자탕 처럼 생긴 음식 두가지가 보였고 황소개구리의 경우, 오랜 기억을 더듬어 꺼내보면 한창 심각한 번식 수준과 더불어 생태계 교란종으로 선정되어 뉴스에서 연일 보도가 된 기억이 있다. 그러다 어느날, 황소개구리 요리법이 성행하고 지난 뉴스기사를 볼까하고 찾다보니 <황소개구리 포획 사업 본부>가 실제로 여전히 존재하는걸 알게되었다. 아무쪼록 황소개구리과에 해당되는 개구리가 아프리카에도 있나보다 싶었다.
나미비아를 돌아보며 어떤 음식을 먹어볼 수 있겠냐 묻는다면, 가능-한 음식들을 경험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