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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Nov 29. 2019

양평 용두리 맛집투어, 백짬뽕+통닭+순대국

용두리원조집 하얀짬뽕, 용두통닭, 한우내장탕순대국

횡성에서 골프를 쳤다. 배가 고팠다. 순대국이 땡겼다. 네비게이션으로 가까운 순대국집을 검색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양평 용두리에 있는 '한우내장탕순대국'이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서 '읍내'가 나타났다. 허름하고 오래되고 낮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딜 들어가든 맛있을 것 같은 포스다. 용두터미널과 가까운 곳이다.


주차하고 순대국 집으로 가려는데 '용두닭집'의 간판이 눈에 띈다. 노릇노륵 구워진 치킨 향이 코를 찌른다. '2차'는 여기로 정했다.


일단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순대국집으로 들어갔다. 메뉴가 여러 가지인게 전문성이 부족할 것 같은 걱정이 들었지만 일단 순대국을 주문했다.


유명한 집도 아닌데 기대를 넘어섰다. 맑은 국물의 순대국이다. 야채순대와 내장이 충분히 들어가 있다. 국물 맛이 훌륭하다. 술안주로 딱이다. 김치가 압권이다. 김장철이니만큼 김장김치가 흔한지, 김장김치를 아낌없이 내어준다. 환상의 조합.


배를 가득 채우고 2차로 내정된 용두닭집으로 향했다. 문제가 생겼다.  포장전문이라고... 먹을 자리가 없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인근 식당을 찾아봤다.

일요일 낮 3시에 갈만한 곳이 없다. 주변에 식당 자체가 별로 없다. 더구나 우리는 포장 통닭을 가져가야만 했다. 맞은편에 중국집 한곳을 발견했다. 양평군 원조집 용두리 짬뽕 전문점. 참 대충 지은 이름이다.


젊은 사장님은 흔쾌히 '통닭반입'을 허가해줬다. 통닭을 주문한 뒤 중국집에 당당히 입장.


메뉴표가 심상찮다. 해물짬뽕, 하얀짬뽕이 특별해 보인다. 메뉴의 젤 위에 있다. 요리 메뉴는 탕수육이 유일하다. 나머지 메뉴는 'Simple is the Best'를 실현한 듯 하다.


하얀짬뽕과 군만두, 짜장면을 주문했다. 술을 많이 주문하니 통닭을 반입해도 민폐는 아니다.


주문한 하얀짬뽕이 식탁에 올려지고 나서야 알았다. 이집이 짬뽕맛집이라는 걸. 오후 3시인데도 식당에 손님이 많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홍합이 아낌없이, 수북히 그릇에 쌓여져 나왔다. 국물은 나가사키짬뽕탕 같았다. 홍합이 이렇게 많이 들어갔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짜장면과 군만두도 평균 이상이었다.
 
기대했던 치킨도 가져왔다. 양념 한마리, 후라이드 '통닭' 한마리. 닭발까지 튀겨준다. 예전엔 세 테이블 정도 홀에 뒀었는데 이제는 힘들어서 포장만 한다고 한다. 40년 동안 한 곳에서 장사를 하셨다고. 이 통닭을 먹으려고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오리지널'의 매력을 충분히 살린 맛이다. 신선한 기름에 튀긴 정직한 닭튀김의 맛이다. 양념도 과하지 않다. 클래식의 클래스를 보여준다.


중국음식과 치킨을 한상에 펼쳐두니 초등학생 생일상 느낌이다. 에피타이저는 순대국이었으니, 다이어트는 3일 정도 후퇴한 날이지만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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