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혼한 베프들이 많아서 그런지, 연말부터 결혼을 할까? 하고싶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전까진 느껴보지 못한 생각이었다. 고민 자체를 뒤로 미뤄뒀었다.
#발단
코로나19로 결혼식장 수용인원이 줄어들고 마스크를 끼고 기념촬영을 하는 시대다. 그런데도 서둘러 결혼을 택한 친구들이 많다. 코로나 때문에 모임이 적어지고 집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런걸까, 외로움의 시대라 그런걸까.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나도 결혼을 고민하게 됐다.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 이미 결혼해 신혼생활을 진행중인 친구들, 아이를 낳은, 또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운 친구들까지. 단계에 따른 여러 유형들을 가까이에서 간접경험해보니 결혼은 현실로 다가왔다.
#고민의 지점
주변 사례들을 본 결과, 결혼 전과 후의 삶은 180도 다르다. 결혼 전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전의 삶에 대한 애착, 미련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다 포기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말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집을 떠나 살아온 나는 20년 가까이 '내맘대로' 살아왔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사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갔다. 전적으로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았다. 결혼을 한다면, 내맘대로 할 수 있는건 손으로 꼽게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최고가치를 꼽는다면 '사랑'이다.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누구보다 즐겁게 살아온 삶의 방향성을 바꿀만한 용기를 갖게 할 사람이 있다면, 그때는 결혼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평생 내편이 생긴다는것, 새로운 이가정을 꾸린다는것. 두렵지만 기대되는 일이다. 지금 매진하고 있는 것들도 그만두고 나면 별거아닌 게 될수 있다. 지독하게 못끊던 담배를 끊어버린 것처럼.
#아이가 생긴다면
결혼한 선배들 중 행복하게 사는 분들은 공통적으로, "아이가 생기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말한다. 강아지 한마리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아이 한명을 키우는게 얼마나 힘들지는 상상을 넘어서겠지만 이를 넘어서는 희열감이 있다고들 한다.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지만, 궁금하긴 하다.
#결론
결혼을 꼭 해야 하는건 아니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포기해야할 게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걸만한,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결혼해도 후회없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