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에서 500미터쯤 산길을 내려가면 홍은벽산아파트가 나온다. 그 단지 내 상가에 초록색 간판의 홍성녹우촌이 있다. 아파트 단지가 30년쯤 됐으니 이 집도 그정도 됐으려나. 같은 상가에는 요즘엔 찾기 힘든 '빈티지' 느낌의 사우나가 있다. 홍제역에서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서 또 걸어야 한다. 동네 사람 아니면 찾기 힘든 숨겨진 곳이다.
이사오기 전에 한 번 동네 친구와 이곳에 왔었다. 그땐 고기를 구웠다. 소맥을 말아 낮술을 먹고 한참 배를 채운 다음에 갈비탕을 시켰다. 배부르고 취해서 그땐 맛을 몰랐다. 어찌됐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갈비탕집이니, 이사 후 또 이집을 찾게 됐다. 갈비탕은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배고플 때 먹은 갈비탕은 또 다른 맛이었다.
국물부터 특별하다. 간장 베이스 맑은 국물인데, 고기맛이 제대로 담겼다. 갈비는 갈빗대가 3개 나온다. 실하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다. 대추, 인삼, 대파 향이 적절히 섞였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는 중에도 밥한공기 유혹을 떨칠 수 없게 하는 맛이다.
혼자서도 종종 찾는 곳이다. 친구들이 집에서 잘 때면 다음날 데려가는 해장코스. 가격은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