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의 조건?…냉동한우 광화문 산불등심

자부심에서 나오는 자신감

by peacegraphy

심플한 식당 이름을 명조체나 고딕체로 대충 새긴 간판. 메뉴는 메인 하나 서브 하나로 끝. 대충 손으로 써 한 쪽 벽에 붙여놓은 메뉴판. 다닥다닥 붙어 앉아 동선이 부딪혀 '살 좀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좁고 불편한 자리. 호출벨따윈 없어서 시끌벅적한 식당 한가운데서 '이모~!!'를 외쳐야 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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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맛집의 풍경이다. 광화문 다동에 있는 산불등심 얘기기도 하다. 다동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맛집 포스 뿜뿜 풍기는 한우 전문점이다. 메뉴는 등심구이(4만원)와 소고기된장찌개(1만원)이 전부. 얇은 냉동고기라 조각은 여러개긴 한데 150g밖에 안된다. 1.5인분 정도 먹어야 한다. 된장찌개 뚝배기도 큰 뚝배기가 아니다. 순두부찌개용 뚝배기를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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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찌개도 비싸다. 그런데 할말이 없다. 너무 맛있어서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맛을 상상하니 다시 군침이 돈다.


유려한 마블링을 자랑하는 냉동한우는 숯불을 머금고 더 강력한 맛을 낸다. 조연은 고기와 함께 구운 마늘, 파절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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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된장인지 비교적 진한 색의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서비스로도 나오는 찌개가 1만원인데, 먹어보면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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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이 자존심을 만든다. 손님들이 보기엔 식당이 오만해보이기도 할테지만, 그럼에도 줄을 서는 곳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맛에 대한 자부심, 거기에서 나오는 자존심과 자신감이다. 친절과 편의를 기대하고 가는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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