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 오후 1시15분. 어머니의 카톡이 왔다. 이틀 전 봤을 때 배가 터질것처럼 부풀어올라 있었다. 그런 몸을 이끌고 반갑다며 운전석 문을 열자마자 머리를 들이대던 깐순이. 임신한 티가 많이 나지 않던 1년 전 첫 출산때와 달리 거대해진 몸을 보면서 다산을 예상하긴 했다.
어머니는 출산 상황을 중계해줬다. 갈매기마을 갈매기일보 이기자님은 오후 3시30분 현재 7마리까지 나왔다고 상황을 전해줬다. 아직도 배가 부르다고 했다.
일과를 마치고 급한 마음으로 여의도에서 안성으로 향했다. 마침 다음날 연차를 내두길 잘했다. 9시쯤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9마리였다. 깐순이는 지쳐보였다. 그런데도 날 반겨줬다.
너무 많이 낳았다. 첫 출산 때는 세마리를 낳았는데 3배나 늘었다. 아기들은 포개져서 열심히 젖을 물었다.
아기가 아기를 낳았다. 철딱서니 까불기만 하던 우리 깐순이가 달라졌다.
깐순이도 철이 들었나보다. 첫 출산 때는 말괄량이였다. 계속해서 밖으로 나와 돌아다녔다. 젖을 먹이는 것도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몽실이가 대신해줬을 정도다. 이번에는 다르다.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계속 아기들을 핥아주고 젖을 먹인다.
산모와 신생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창고로 집을 옮겼다. 전기난로도 켜줬다. 정육점에서 한우도 끊어와 소고기미역국을 끓였다. 깐순이는 음식을 가려먹는 편인데 한우와 미역은 참 좋아한다.
갓난쟁이들은 아직 눈도 뜨지 못했다. 눈을 뜨기까진 열흘 정도 걸린다. 아직 세상에 한발자국 제대로 내딛어보지 못한 발바닥엔 빨간 순수함이 남아있다. 아홉마리 모두 웰시코기 특유의 흰 목도리를 둘렀다. 동기가 많아 태어나자마자 무한경쟁이다.
한동안 안성에 갈 일이 많아질 것 같다. 깐순이에게 가장 큰 격려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