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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손미 Aug 26. 2024

도시탈출 프로젝트! 4도3촌 준비하기!

4일은 도시 3일은 시골에서 보내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필자는 현재 아내와 함께 도시탈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도시탈출 이전에 현실적으로 밥은 벌어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것을 제쳐두고 바로 농촌으로 갈 수는 없다. 일단 4도3촌을 해보려 한다. 오도이촌(5일은 도시에서 일하고 2일은 시골에서 보내고)이 한때 유행했던 적이 있다. 현재는 캠핑, 한달살이, 레저 등 다양한 형태로 도시탈출의 모습이 나타나는 듯하다.





얼마 전 아내가 문득 내게 말했다. (문득은 아니고 생각해 보니 이따금씩 말했던 것 같다.)


"여보,
도시에서 계속 아기를 키울 수가 없을 것 같아.
우리 자연으로 가자."



아내가 이런 말을 내게 했을 때는 다소 난감했었다. 일은? 첫째 어린이집은? 돈은 어떻게 벌고? 이런 현실적인 이유들이 나를 감싸 돌았다. 아내에게는 애써 태연한 척했다. "자연으로 가면 좋지. 우리 나중에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을 거야!" 등의 긍정주의 옳은 말 대잔치로 애써 아내 말을 들어주었던 것 같다. 아내의 자연주의, 시골살이에 대한 니즈를 요즘에서야 공감하지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현재 우리 가족은 서울에서도 나무 한 포기 보기 힘든 도시 한 가운 데에서 살고 있다. 혹자는 역이랑 가깝고 편리한 생활 시설들이 있는 곳에 사니 좋은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람이 너무 많고 공기도 나쁘고 모든 게 정신없이 휘황찬란하게 돌아가는 곳이다. 홀몸에 젊은 사람이라면 이런 도시환경이 좋겠지만, 아이가 둘이나 있고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한 요즘에는 빨리 지금 사는 곳을 벗어나고 싶기만 하다.



도시에서의 생활은 소비만 존재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올 때도 커피 한잔을 결제하고, 백화점 문화센터를 가서도 결제,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결제, 실내놀이터를 갈 때도 결제..... 아이에게 항상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비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인간이 태어나면 숲과 나무를 보고 자라고 흙을 밟으면서 자라야 하는데, 도시에서는 이 모든 것이 소비로 귀결된다. 소비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기가 다소 걱정된다.





완벽한 도시탈출을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주에 2일이나 3일이라도 자연에서 지내보자는 4도3촌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아내와 논의해 보았다. 현재는 내가 주 6~7일 정도 일하고 있다. 수입이 줄고 일의 진행이 늦더라도 일단 자연에서 아이들을 키워보자는 마음이 현재는 확고하다. 일은 자츰 줄여나가고 재택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재택으로 해보려 한다. 자츰 일을 정리하다 보면 4일만 일하고 3일은 시골에서 생활하는 날이 다가올 것 같다. 아이들이 한창 크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자연살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우리 부부는 아이데이션을 통해 왜 시골에 사려고 하는지, 시골생활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지금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논의해 봤다. 정리해 보자면


<시골생활의 기대효과>

1. 시골에서의 생활이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2. 자연에서 생활은 건강에 유익하다.
3. 내가 ADHD이기 때문에 우리 아기 중 한 명은 ADHD일 수 있다.
    -> ADHD는 자연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다.
4. 인생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5. 소음과 잡음이 없는 환경에서 가정에 집중할 수 있다.
6. 소비 절여 있는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7. 미니멀한 생활을 통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해야 할 일>
1. 시골에서 살 집을 구하기
2. 일하는 날짜와 일의 양을 조정하기
3. 불편한 삶을 감수할 마음





네이버 부동산을 켜니 시골집 연세, 월세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힘이 들었다. 조금 컨디션이 좋고 위치가 좋은 시골집은 도시 집값 뺨치는 수준이었다. 일을 줄이면 수입도 줄고 생활비도 줄 텐데..... 새로운 시골집을 구하면 그에 따른 비용이 감당 가능할까? 걱정이 좀 앞섰다.



그러디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부모님 집이 시골에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 시골집에 얹혀서 살면 4도3촌이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일단 시골에서 살 집 마련은 걱정 없겠다. 물론 부모님의 허락은 받지는 않았다. 자식, 손자를 마다할 부모님이 어디 계시랴. 그걸 노려보겠다.




영글거리는 꽃잎과 풀잎. 너무 이쁘다. 사랑스럽다.




시골에 위치한 카페에서 1년 전에 찍은 사진이다. 그때는 시골살이에 대한 로망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자연 속 카페에 와도 커피 마시고 시간 보내고가 전부였다.



4도3촌 시골생활을 하게 될 결심을 하게 된 얼마 전부터, 자연과 함께 보낼 시간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이런 식물들도 키우고 햇빛이 비치는 책장에 내가 좋아하는 책도 꽂고 집 밖에 바로 나가 자연을 만나고..... 자연생활이 기대된다!




나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한다. 강아지가 너무 좋아 1년 전에 유기견을 임시보호했던 적도 있다. (경기도 동물복지 플랫폼 반려마루 여주에서 진행했다) 입양을 할까도 했으나 준비가 되지 않았고 도시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강아지 입양은 어려웠다.



만약 4도3촌을 넘어 시골에 정착해서 생활한다면 유기견 입양을 다시 도전해 볼 것이다. 우리 딸도 강아지를 정말 좋아한다. 시골은 강아지 키우기에 최적의 장소다!




지금 8월, 4도3촌 자연생활은 아마 하반기 가을, 겨울부터나 시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일도 조정해야 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도 끝내고 말이다. 글을 쓰면서도 자연에서의 생활이 기대가 된다. 곧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글쓴이 소개

피손미 (두 아이의 아빠)

전   공 : 서강대 데이터사이언스&인공지능 석사

경   력 : 前 Dr.Glass, Inc. COO

               現 Data Korea, Inc.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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