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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Nov 10. 2022

이름을 지우지 마라

조그만 이름을 부르자 내게로 와서

벅찬 사랑되었던 그 이름을 지우지 마라

가슴속에 품었던 뜨겁고 빛나는 꿈을

제대로  번 피우지 못하고 스러진 아이들

경찰로는 막을 수 없었 발뺌한 불의의 사고로

단지 하나의 꽃이 아니라 예쁜 목숨이요

살아가는 오로지 단 하나 이유인 내 새끼들

이름을 함부로 빼앗 지우지 마라


제단 영정패도 하나 놓지 못하

죽은  한 곳에 모이지 못하게 흩뜨리고

감당할 수 없어 눈물만 흘리는 슬픈 가슴에

리본 상장 근조謹弔 문자지우

애도는 마치 거리의 불온자들의 것이어서

저항과 슬픔의 마음을 가슴에 품지 말라


이름이 하나하나 불려 나와 천둥이 되

타오분노가 불빛 번개가 되기 전에

이름이 저항 상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권력으로 애도를 마음대로 편집 자들이여

힘으로 슬픔을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대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이 분서로 진실을 가리진시황의 시대인가


홀연히 사라진 사람들의 이름을 감추말라

그들은 우리의 자식이요 벗이요 누이형제

애도진실슬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니

권력으로 미어지는 슬픔무마撫摩 말

억울한 일은 누른다고 그대로 죽지 않는 법

눌린 것들은 들불처럼 언제든지 다시 일어나

뜨거운 해원解怨의 불길로 번져나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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