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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May 08. 2023

죽어야 다시 살리라

믿고 기꺼이 썩어야 한다

바람길에 몸을 맡기고

흐르는  잊은 물속에서

터럭 같은 뿌리를 내리고

바닥까지 심지를 박아야 한다

치고 올라갈 물살은 없어도

간절한 절망을 노래해야 한다

흔드는 것이 어디 바람뿐이랴만

오만가지 썩을 것들이 흘러들어

젖은 풀잎 물비린내를 견디고

살아야 할 목숨들은 살려야 한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고

늪의 공포를 말한 자 누구인가

뿌리 서로 얽혀 어깨를 걸고

 다시 살아나 생명을 살리

왕버들가지 너머 꽃은 피어나고

어린 새들 날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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