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종호 Apr 20. 2023

눌노리, 봄

올 때도 말없이 오더니  때도 

한 마디 인사도 없이 가버린

기러기떼가 고 간 텅 빈 들판에

연둣빛 아지랑이 타오르는 고요


한숨 쉬듯 먼산에 비둘기 울면

한때 미군 부대 있어 흥청거렸

임진강 눌노리 마른땅을 헤치

파란 달러의 위력은 가고 없어도

푸르르 겁나게 올라오는 새싹군대


수 만리 먼 나라로 돌아 기러기떼

뼛속의 적멸과 그윽한 숨결 고르며

영혼의 쉼표  개 내려놓았자리

죽음을 불사한 돈오旽悟 한순간

소름처럼 돋아나는 초록혁명의 전선


반드시 돌아온다 지금 가고 있다

은근슬쩍 귀띔도 진달래 덩달아

옛날 양색시 수니언니 본홍 루주 칠하고

눈치보다 빠르게 앞산 뒷산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꽃의 사유 3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