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넘게 하던 양꼬치 가게를 비워주고 박사장이 차를 가지러 왔다
카드는 막히고 현금 몇천 원도 없는 눈이 붉은 얼굴을 보고
박사장 보다 돈 받는 주차원이 오히려 눈물이 났다
메르스니 사스니 전염병이 돌고 세월호 사건까지 터져도 어찌어찌 버텨왔는데
코로나 한 방으로 삼십 년 넘게 해 오던 수학여행 전문 여행사를 접고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서 주차원으로 나온 김사장이었다
30분에 600원 하는 주차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주차선 바로 옆 2차선에 차를 대고 은행 가는 통 큰 사모님이나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나타나 이 시간까지 주차요금 받느냐고 소리치는
배 나온 사장님 하고는 악다구니치며 맞서 싸우기도 했지만
눈부신 햇살이 오히려 가슴에 유리 조각으로 박히는
몇 년씩 장사하고도 돈 한 푼 챙기지 못하고 망한 사장에게
그래도 주차요금을 내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낫날에 베어 시퍼런 세월을 견디는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위로와 이해라는 것을
말은 혀가 아니라 눈물 속에 있을 때 힘이 세다는 것을
한 번 망했다 일어서 본 김사장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