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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Apr 12. 2023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위로

2년이 넘게 하던 양꼬치 가게를 비워주 박사장이 차를 가지러 왔다

카드는 막히고 현금 몇천 원도 없는 눈이 붉은 얼굴을 보고

박사장 보다  받는 주차원이 오히려 눈물이

르스니 사스니 전염병이 돌고 세월호 사건까지 터져도 어찌어찌 버텨는데

코로나 한 방으로 삼십 년 넘게 해 오던 수학여행 전문 여행사를 접고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서 주차원으로 나온 사장이었다

30분에 600원 하는 주차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주차선 바로 옆 2차선에 차를 대고 은행 가는   사모님이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나타나 이 시간까지 주차요금 받느냐고 소리치는

배 나 사장님 하고는 악다구니치며 맞서 싸우기도 지만

눈부신 햇살이 오히려 가슴에 유리 조각으로 박히는

몇 년씩 장사하고도 돈 한 푼 챙기지 못하고 망한 사장에게

그래도 주차요금을 내고 가야 는 것이 아니냐라고 수는 없었

낫날에 베어 시퍼런 세월을 견디는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위로와 이해라는 것을

말은 가  아니라 눈물 속에 있을 때 힘이 다는 것을

 망했다 일어서  사장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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