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꿈과 어두운 생각이 나를 살린다

무의식이 보내온 가장 조용한 구조 신호

by 하늘빛

진실된 나로 다가가는 내면 여행 D+52


질문

반복해서 꾸는 꿈(악몽)이나, 자꾸 떠오르는 어두운 생각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것들은 당신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 걸까요?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절을 지금 생각해 보면

불안하고 두려운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기의 맑은 눈을 보다가 갑자기

위험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고,

일상적인 물건을 보다가도

내가 원하지 않는 폭력적인 장면들이

스며들 듯 지나가기도 했다.


나는 그 생각들이 너무 낯설고 두려워서

혹시 내가 정신적으로 이상해진 건 아닐까

이것을 누군가에게 들켜버릴까 봐

전전긍긍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러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서야

그 파편적 생각들은 내 정신이 힘들어

내 마음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나를 구조하러 온 신호였다.



반복되는 죽음의 꿈


대학생 시절 여름방학기간 동안 중국으로 해부 실습을 다녀온 뒤

나는 같은 악몽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꾸기 시작했다.

그것은 매번 내가 계속해서 죽는 꿈.


꿈속에서는 그것이 꿈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이 너무 두려워서 꿈에서지만

(내가 아직 할 일이 많은 데 갑자기 죽어버려서)

"엄마~!" 하고 다급하게 부르며 소리를 질렀다.

그 절규소리가 너무 커서 가족들이 한밤 중에 깨고 놀라서 달려오곤 했다.

그렇게 가족이 깨우고 나서야 내가 이 악몽을 반복해서 꾸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10대 때부터 붙잡고 있었다.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지,

삶이 끝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삶을 살면서 죽음이라는 게 왜 존재하는지.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융이 말한 꿈의 역할


심리학자 칼 융(C. G. Jung)은

꿈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불렀다.

그에게 꿈은 억압된 감정과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

상징의 형태로 떠오르는 치유의 언어라 했다.


특히 반복되는 꿈은

무의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핵심 문제가 있다고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는 과정인 셈이다.


나의 경우에 죽음이라는 키워드가

실제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존재에 대한 불안, 끝에 대한 공포,

그리고 살아면서 의미를 찾지 못한 삶에 대한

질문과 감정들이 응축된 이미지였다.



꿈이 멈춘 순간


나는 어릴 때 내게 왔던 그 질문을 피해 가지 않고

죽음과 삶에 대해 공부 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나름의 답을 내린 어느 순간,

그 꿈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마치 무의식이 보내오는 메시지에서 풀려난 것처럼 말이다.


융은 이를 의식화 과정이라 불렀다.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차원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그 증상은 더 이상 반복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나는 원래 꿈을 잘 꾸지 않지만

가끔 찾아오는 꿈일수록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를 깊이 탐구하는 차원에서

내가 꾼 꿈들을 소중하게 기록하며 모아가고 있다.


그렇게 기록하다 보면
감사하게도 나는
늘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을 다시 느끼게 된다.


종교는 없지만 신의 존재를 믿는 나는
그 순간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나는 정말 사랑받고 있구나.

어떤 상황에서도 걱정하지 말라고,
어떻게든 온 마음으로 나를 도와주고 있다고.

마치 꿈을 통해 그 메시지를 조용히 건네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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