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는 뚜벅거리질 못하는 요즘

by Peach못한

문득 핸드폰 갤러리를 국수 면발처럼 호로로록 넘겨 보았는데 말이지요.

외출을 안 했더니 사진이 없네.

걍 꽂히는 사진 두 개 꺼내와 수다나 떨어 볼까요.


1. 살에 집착하지 말지어다

암환자는 살찌면 안 된다.

그 사실 너무 잘 안다 ㅜㅠ

그리고 나는 살이 쪄 있다.

아주 케케묵은 과거 시절엔 그렇지 않았다만 이제는 나에게 있어 살은, 그야말로 피와 살 같은 존재(음.).


문득 생각해 보았다.

화려한 역사를 가진 사람은, 살기 위해 몸이 늘상 긴장상태를 유지한다.

암세포 송송송

살들도 종종종

자기들 제발 버리지 말아 달라고 오열하며 퐁퐁퐁.

그럼 난 또 거둬들여야지 뭐 어째.


잘 자고 잘 먹고 편안히 마음먹는다면

즉, 내가 안전하다 느낀다면

긴장이 늘어지듯 살들도 해이해져서 어디 여행도 좀 댕겨올 테고, 잘 키워줘서 감사하다고 독립도 할 테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좀 빠져 있지 않으려나.

아, 그때는 나잇살 추가인가.

아님 나중에 할머니 나이 되어서, 살들의 어린 살들이 응애응애 내 몸에서 울고 있고, 난 손주들을 정성스레 돌보는...

아니다.

군살 자녀 양육은 결사반대다.


여튼.

나는 과거에 스테로이드로 인하여 혈당 스파이크가 온 적이 있고, 당뇨약을 몇 년 먹었다.

딱 4년 지나니까 케이크에 바닐라라떼를 먹어도, 매 끼니 라면을 맛보아도 당화혈색소가 5.2 나오는 기적을 맛보게 되더라.


살도 좀 그렇지 않을까 -라는 희망회로를 돌돌돌 돌려본다.

근데 잘 자는 거 중요한데 이 자정 다 되어가는 시간에 안 자고 대체 뭐 하는 거람.



2. 그런 의미에서 맛있는 거

위급상황을 대비하여 현금을 조금 뽑아야겠다.

얼마 전, 잉어빵이 나온 것을 보았으나 먹지 못하였다.


리어카 앞에서 계좌이체를 하는 것도 좋지만 - 왠지 꼬깃한 지폐를 손바닥의 열을 이용해 쫙쫙 펼쳐 돈통에 넣고, 등가교환의 대가로 받아낸 붕어빵 세 마리가 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혹시 나만 그런 걸까.

붕어빵에 차가운 겨울바람, 그리고 낭만을 곁들인.

올해는 남영역에서 파는 잉어빵을 먹어 보고 싶다.


그러고 보면, 겨울철 지하철 델리만쥬도 참 달콤해.

델리만쥬는 신기루 같다 : 분명 맛이 있었는데 한입 먹고 나면 증발.

그런데 다음에 냄새에 홀려 또 찾게 되는.

나중엔 델리만쥬 한 봉다리를 서 있는 자리에서 다 먹어 보고 싶다.

갓 나온 뜨끈한 걸로 말이다.



3. 아 추워


나름 월동준비 다 해 놓았는데, 집이 춥다.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 놓지 않아 그런가 보다.

소품 두어 개만 사야겠다.

소소하게 집을 꾸미고 캐롤도 틀고.

붉은 소품 몇 개 추가되면, 아마 분위기 덕에 집이 따뜻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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