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해 보니
나는 이곳, 브런치를 2025년 4월에 알게 되었다.
2025년 4월 중순.
수요일에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와서 목요일 오후에 글을 써서 접수했고, 금요일 낮에 통과했다.
아마 같은 타이밍에 주문한 쿠팡배송보다 브런치 답장이 좀 더 빨랐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이곳에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내가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적어내고 싶었다.
그냥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했다.
가족들조차도 나를 부정하는 삶을 살았기에,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이라는 수단으로 최대한 정확하게 당시의 나를 담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를 아낌없이 후벼 팠다.
내가 생존자임을 어필하고 싶었다.
곪은 상처를 스스로 찢어내고 울어 가면서, 그 과정 속의 나를 악착같이 분석해 가며 패턴을 찾았다.
그 덕분에 마음속 몇십 년어치의 고름이 빠져나오기 시작한 것 같았지만, 나는 점점 탈진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뚜벅이 나들이를 하며 가장 많이 마신 것 역시 이온음료와 커피.
강박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혼잣말을 되뇌며 악착같이 걷고 또 걸었다 - 걸어야만 복잡한 머리가 정리되기에.
그리고 나는 지금, 뚜벅이를 잠깐 멈춘 상태이다.
이게 현재 뚜벅이 매거진에 글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박적인 생각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고심 끝에, 11월 경주 여행에서 필사적으로 적은 장황한 초안들은 모두 가슴에 묻어 두기로 했다.
어제 다녀온 대전도 마찬가지.
언젠가 매거진에 단편처럼 올라오겠지만, 아마 내가 지금껏 써오던 뚜벅이 글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동안 나의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은 아마
다소 묵직한 느낌을 받으셨을 것이다.
살아있음을 증명받고 싶어 눈을 부릅뜬 채 필사적이었으니까.
이제는 약간의 여유를 두려고 한다.
그 순간에 버티며 살아온 내가 있기에, 이 공간에서 이렇게 꾸준히 글을 올릴 수 있는 거니까.
그걸 깨닫게 된 지금은, 당시의 내 감정이 어땠는가 굳이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앞으로는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나랑 같은 풍경을 함께 보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걷든, 앉아있든, 풍경을 보든 - 옆자리에 앉아 함께 공간을 공유하며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힘을 살짝 뺀 글을 올려보고 싶다.
...라는 가벼워지자는 내용의 글을 난 굉장히 묵직하게 쓰고 있고 이것은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크흠.
아무튼.
머릿속 이야깃거리를 최대한 정화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나마 있던 기억이 휘발되기 전, 최대한 빨리 초안을 적어 보기는 해야 할 것 같다.
여행기가 많이 밀려 뻘쭘함에 써 보는 고백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