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싸들고 남이섬에 갔습니다
그러니까 이 때는 2025년 10월의 어느 날.
- 사실 뚜벅이 매거진을 보면 시기가 나와 있지만, 여기서는 그냥 어느 날로 퉁 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자고 일어나니 '오늘은 남이섬!' 하는 생각이 가득했던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 하루쯤 있지 않나요?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반드시 이것을 해야만 하겠다' 싶은 그런 날.
다른 분들은 그 레이더가 음식에 꽂히시기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 꽂히시기도 하지만
저는 주로 장소에 꽂혀 버립니다.
그래서 네이버 지도에 늘 몇 개의 프리셋이 정해져 있습니다 - 예를 들면 대전이나 군산 필수 방문 코스 15곳 뭐 이런 것.
언제 떠나도 방황하지 않게끔 말이지요.
여하튼, 샤워를 마치고 외출 준비를 모두 마친 후, 드립커피를 진하게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실 것은 아니고 챙겨갈 것으로다가.
모닝커피는 늘 향긋하지요.
커피와 함께 할 간식도 소량 챙겼습니다.
이 날 커피를 챙겨간 이유는 돈을 아끼려고.
이미 입장료로 19,000원을 사용했기 때문에, 여차하면 먹는 데에 돈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거든요.
과거에 맛집 블로그를 잠깐 했던 때에는, 의무적으로 어딘가에 가서 무언가를 사 먹고 기록으로 남기곤 했어요.
물론 체험단도 한 적이 있었지요 - 배는 너무 고프고, 사 먹기는 금액이 부담스러웠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살짝 현타가 오기도 하고... 그 덕인지 지금은 맛집에 관심이 사라져 버렸어요.
물론 먹는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사 먹지 않는달까요.
그냥 때 되면 적당히 때우고, 집밥도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간단히 해 먹는 수준이 되었어요.
어차피 저는 한식파가 아닌 지라 밀프랩 만들어 두는 것도 살짝 시큰둥하거든요.
그래서 매 끼 뭘 먹느냐 은근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먹는 것에서는 조금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사실 어쩌다 보니 거의 라면으로 때울 때가 많습니다.
그나마 건강 생각한답시고 콩나물이나 다른 채소 넣어서.
-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커피는 빠질 수가 없네요.
커피 마실 장소를 찾아보겠습니다
10월의 남이섬은 생각보다 바람이 차서, 쌀쌀했습니다.
텀블러를 가방에서 꺼내 양손으로 들고 걷기 시작했어요.
한때 정말 아끼고 아꼈던 텀블러.
그리고 선물 받은 텀블러는, 아낀다 해서 아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용을 하든 안 하든 어차피 낡고 바래져 가는 것은 매한가지.
이제부터는 열심히 쓰려고 해요.
아 추워라...
슬슬 단풍 구경도 흥미가 떨어질 때쯤 마음에 드는 장소를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나름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뷰는 있었거든요.
너무 길가에 있지 않고, 너무 햇빛 아래 있지도 않은 나무 아래 피크닉 벤치.
물론 약간 깨끗하면 좋겠고 낙엽 하나 둘쯤 살랑살랑 흩날려 준다면 금상첨화.
아따, 이 사람 참 까탈스럽습니다.
결국 걷던 중에 당이 떨어져서, 남이섬 마트에서 과자를 하나 사 왔지요.
먹는 것에 지출을 해 버렸네요.
집에서 싸 온 젤리와 과자 한 컷.
쌉쌀한 드립커피와 초콜릿 쿠키, 그리고 달달이 젤리는 그야말로 당 폭발하기 딱 좋은 조건 아니겠습니까.
이 날 저는 커피를 마시며 브런치에 올릴 글을 작성하여 업로드까지 마쳤었고, 청설모도 구경하였습니다.
청설모가 흔드는 나뭇가지에 떨어지는 낙엽도 하나 머리에 맞았으니, 모든 목표를 다 이룬 날이 되어 버렸네요.
다만, 커피는 급속도로 식어서 거의 냉커피 수준이었습니다.
이 날은 커피의 따끈이 버전을 즐기지 못해 아쉬웠어요.
이제 봄이 오면 나들이를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뷰 맛집은 어디일지 궁금해지네요.
저는 2026년에 당일치기로 다녀올 곳을 몇 군데 이미 정해 둔 상태인데, 나중에 다녀오게 되면 그 이야기도 찬찬히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시작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