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고 있자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알리기가 정말 쉬워졌고, SNS를 통해 유명해진 사람들은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유명해지는 속도도, 범위도 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내가 어떤 사업이나 일을 시작한다고 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를 알릴 방법이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세계를 대상으로 나를 홍보하고 브랜딩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까지 나를 모르던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기술과 나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시장이 무한히 넓어진 것이다.
그러고 보면, SNS는 결국 큰 범주의 광고 산업인 것 같다. 예전에는 자기 PR이라는 표현을 썼고, 요즘은 좀 더 고급지게 셀프 브랜딩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SNS에 글과 사진을 올리는 행위의 의미는 나를 광고하는 것이었다. 내가 싸이월드에 사진을 올렸던 것도, 블로그에 글을 썼던 것도 내가 이렇게 살고 있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남들에게 알리는 일이었고, 그게 SNS 활동의 본질적인 의미였다.
고백건대 나는 광고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었다. 광고는 사회적인 비용이요, 낭비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요컨대 일정한 파이를 가진 시장에서 너와 내가 어떻게 파이를 나눌지를 결정하기 위해 광고를 무기로 사용한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두 가게에서 매일 각각 50만큼 매출을 올리다가, 한 가게에서 20만큼의 비용으로 가게 홍보를 하면 상대 가게의 매출을 30만큼 뺏어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광고를 한 가게의 매출은 10만큼 늘겠지만, 두 가게의 전체 매출은 80으로 줄어든다. 파이는 그대로인데, 광고업체만 돈을 빼먹은 셈이다.
이런 생각은 광고라는 말을 들으면 TV 드라마의 시작을 기다리게 만드는 CF나, 인터넷에서 지겹게 나오는 팝업창 같은 것들을 떠올렸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유튜브를 통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을 보고 광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곰곰이 다시 생각을 해보니, 광고는 훨씬 더 넓은 의미의 것이었다. SNS가 그랬듯 광고는 무언가를 알리는 일이고, 연결하는 일이다.
광고는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확장시키는 일이다. 아직 시장이 없는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이 나왔을 때, 이를 세상에 알리는 게 광고였다. 광고는 원래라면 알음알음 시장이 커졌을 산업이 ('알음알음'도 소비자 자발적인 형태의 광고의 일종이 아닐까)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해 준다. 광고는 생산자가 파산하기 전에 충분한 시장을 만들어 매출을 키울 수 있게 하고, 소비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새로운 시장의 형성을 돕는다.
또, 제품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광고였다. 광고는 내가 만든 제품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건 생각지 못한 연결을 만들고, 그 연결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광고는 정보를 연결하기도 한다. 내가 발표한(광고한) 논문을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분야의 사람이 참고해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도 광고의 역할이다.
그러니까, 내 생각에 광고는 창조적인, 정보의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