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시작을 앞두고
나는 만 39세로 두 달이 지나면 정말로 마흔이 된다. 마흔부터 중년이라는데 내 마음은 아직 청년에 머물러있는 듯하다. 나이를 먹는 게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받아 들어야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0-30대 청년 시절, 회사를 다니던 그때들을 돌아보면 누군들 안 그랬을까 싶지만 나 또한 너무 힘들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 잡기까지, 첫 직장에서 1년도 못 버티고 나온 것부터 해서 다음 직장들을 잡기까지. 그리고 이어진 이직 또 이직. 2번의 합의 후 퇴사와 2번의 계약 만료 퇴사, 내 발로 나온 전 직장까지. 회사에서 돈을 버는 일은 험난했다.
잠시 멈추어가는 지금, 어떤 일을 다시 시작하기까지 나에게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고 싶다. 다행히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이 아직은 남아있어 버틸 수 있다.
사실 이러다가 사회에 복귀를 하지 못할까 봐 두렵기도 하다만 이젠 중년이 되니까 나잇값 먹고 생긴 배포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사실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어떤 상황이나 돈에 끌려가기보다는 나 자신을 중심으로 두고 한 발씩 나아가고 싶다.
곧 중년의 시작, 인생 2막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너는 누구고, 너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 질문에 답을 해야지만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협하게 생각하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답하고 싶다.
최근 나는 여성우먼업프로젝트에 지원해서 취업 상담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취업 상담 후 나는 에디터, 신문사 사무직, 출판사 사무직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 지금까지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던, 컴퓨터 강의를 들으려 계획 중이다. 남들 20대 때 취득했을 컴퓨터 자격증을 나는 마흔이 다 돼서야 취득할 생각을 하고 있다. 늦더라도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취업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펙을 준비하는 것이다. 어쩌면 고집스러운 나 자신을 취업 시장에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다시 회사를 다니기 위해서 노력을 해본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뭐든지 좋으니까 같이 병행해 보기로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얼까 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과정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다. 나 자신을 잘 알아가는 과정에는 돈을 너무 아끼지 말고 투자해야겠다.
봄은 어떤 작은 시작을 하기 좋은 계절이기에, 자신의 힘을 믿고 용기를 내어 어떤 것이든 배워보고 좋아하는 활동도 시도해 봐야겠다. 그렇게 살다 보면 또 언젠가 결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