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Yo~
내가 자주가는 빠에 항상 늦게까지 춤을 추고
사람들이 다 나가면 거울을 보고 연습하고
빠문을 닫고 나가는 여러 사람들 중 한 명이 있다.
이미 잘 추기로 유명한 그 사람은
여느때처럼 머리를 매만지고 수트 자켓까지 갖춰입은 젠틀한 그 리더
언젠가 처음 같이 춘 날이 있었다.
나는 잘 추지 못하고 그저 즐거워 거의 빠에 드나들던 어느날
이미 밤 12시가 다가오자
두 시간 전의 빼곡한 콩나물 시루같던
발이 밟히고 팔로 치이고 부딛히던 조금 전과는 달리
빠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그 넓은 빠의 한 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마치 김연아선수가 링크를 넓게 꽉 채우며 쓰듯이)
음악에 몸을 싣고 편하게 자유롭게 출 수 있었다.
곡이 끝나는 순간에 흥겨움이 가득하여 한 곡 더 권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상대는 그렇지 않을까봐 망설였었는데
마침 그러자고 권해줘서 그날의 마무리가 아주 신났던 기억이 있었다.
그 뒤로도 몇 번 더 같이 추고
언젠가 다른 빠에서 또 만나 홀딩 신청을 했었는데
그날은 어쩐지 주는 리딩마다 엉망으로 추게되었다.
그런날도 있는거지-
그 후로 다시 봤을 때 망설이고 있으니 다가와 춤을 권한다.
나는 오랫만의 출빠라 너무나도 신난 나머지
흥을 누르지 못하고 좀 과했나보다.
순간 그 리더는 "Take it easy~" 라며 나를 진정시켰는데
그 말을 듣고나니 더 추기가 어려워졌다.
음악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어쩌지,
겨우 마무리 후 터덜터덜 집으로 왔고
흥을 항상 분출하면 안되는거구나 그러지 말자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최근 퇴빠 후 같이 앉아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 리더를 가리키며 Yo Yo ~, Take it easy~ 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게 그 리더의 말투라고 하는걸 보니
아뿔싸, 그 때의 그 말은 내 흥도 흥이지만 몇 번 같이 추고 익숙해져서
어쩌면 약간의 친근감에서 나온말이구나 싶기도 했다.
다시 만나 하는 말이 또 Yo~ Yo~ 그래서 물었다.
외국에서 살다 오셨나봐요!
아 저는 순수 국내파
충남 부여출신입니다.
깔깔, 이렇게 반가운 친구가 한 명 더 생겼다.
-170503 울버린과 친구가 된 날
* 출빠: 춤을 추러 빠에 가는 것
* 리더(leader): 스윙(린디)을 추는 남자를 가리키는 말, 여자는 팔뤄(follower), 리더의 리딩에 팔뤄의 팔뤄잉이 만나 춤이 됨
* 퇴빠: 춤을 추고 빠에서 나오는 것
* 빠문닫: 춤을 추는 마루가 있는 '빠'의 '문'이 '닫'을때까지 추고 나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