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그리 사랑하지 않던 사람의 속마음 또는 시선
나는 동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7살 때 내가 살던 곳은 골목에 있는 빨간 벽돌집이라 불리는 단독주택이었다. 어느 날 아빠가 누런색 누렁이를 데려왔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잡종 진돗개였던 것도 같다. 덩치가 꽤나 컸고 귀엽다라기보단 무서운 아이였다.
어디서 주워온 녀석이지만 그래도 식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그때 내가 정말 아끼는 소시지를 누렁이에게 주며 먹는 모습을 한참이나 구경했다. 먹고 있는 모습이 기특해 머리를 쓰다듬는 순간 사납게 변하던 그 녀석. 아빠에게 당장 쫓아버리라며 생떼를 썼다. 그땐 몰랐다. 동물들은 무언가를 먹고 있을 때 기분 나빠한다는 것을. 하물며 사람도 식사를 할 땐 건드리지 않는데 본능에 더 충실한 동물은, 그것도 길을 떠돌다 온 그 녀석은 얼마나 더 기분이 안 좋았을까.
그런 해프닝이 있고 난 후 나는 동물을 딱히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덩치가 큰 녀석이 내 곁을 지날 때면 뭔지 모를 불안감에 식은땀이 났고 사납게 변해 달려들 것만 같았다.
시간이 흘러 독립을 할 나이가 되어 이제 온전히 혼자 설 수 있을 법한 나이가 되었다. 무척 힘든 날들이었다. 문득 내 곁에 나를 위로해 줄 생명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때 우리 집에 처음 찾아온 고양이. 바로 스코티시폴드라는 녀석이었다. 마침 고양이란 동물에 호기심이 생겼던 찰나 지인이 여행을 가는 사이 잠깐 맡아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했다.
흔쾌히 부탁을 수락하고 우리 집에 냉큼 데려온 첫날. 코를 질질 흘리며 기침을 해 내 침대에 묻히고 다니는 모습. 또 밤마다 우다다 뛰어다니는 모습에 당혹감이 몰려왔다. 그제야 ‘스코티시폴드’라는 고양이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